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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재명·조국 보다 尹 더 싫다는 사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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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총선평가' 토론회…위기·경고 쓴소리 이어져

김재섭 "중앙당과 반대로 했더니 험지 당선"

김종혁 "영남 희생 안 하면 수도권 못 얻어"

서지영 "지금 민심 어떤지 용산 만나 전해야"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험지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중앙당과 모든 것에서 반대로 했기 때문"(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지금은 영남 당선자들이 일부러라도 희생을 하지 않는다면 그분들(수도권 유권자)의 사랑을 받기 어려운 상황"(김종혁 조직부총장)

"민심이 어떤지 실천과제 중심으로 용산에 보고서도 제출하고, 만나서 이야기도 해야 한다"(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보름여만에 선거 결과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당선자·낙선자를 불문하고 당 쇄신이 굼뜨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다. 참석자들은 지난 총선에서 중앙당이 방해가 됐다는 지적부터 수도권 대 영남 구도 조짐을 경계해야 한다는 강한 성토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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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왼쪽 세번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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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박명호 동국대 교수·박원호 서울대 교수·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등 학계·전문가 그룹, 김종혁 조직사무부총장, 김재섭·서지영 당선인 등과 함께 '22대 총선이 남긴 과제' 총선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총선 출마자들은 이 자리에서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직접 뛰며 느낀 고충을 쏟아냈다. 김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총선 패배 이후 당이 "감나무에서 감이 언제 떨어지나 입만 벌리고 있다"며 지난 총선 결과와 다르지 않은 상황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총선 직후에는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와 정강정책을 빠르게 바꾸고, 이런 모습에 고정 지지층이 비대위를 보고 매일 욕을 했다"며 "지금은 뭔가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인지 구체적 액션 플랜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앙당에) 죄송한 얘기지만, 본인이 험지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중앙당과 모든 것에서 반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당 비판을 이어갔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이조심판론을 입 밖으로 낸 적도 없고, 중앙당에서 지역에 걸 수 없는 현수막을 내려보내길래 하나도 걸지 않았다"며 "부끄럽지만 당에서도 알아주셔야 한다. 당에서 (현수막을) 걸어야 공천받는다고 하는데 공천받아도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했다.

김 부총장(경기 고양병 후보)은 윤석열 대통령을 콕 집으며 "콘텐츠가 아니라 스타일과 태도가 사람(유권자) 마음을 좌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을 다녀보면 윤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그냥 '윤 대통령의 스타일과 부부의 모습이 싫다. 이재명·조국 대표도 문제가 많지만 윤 대통령이 더 싫다'고 한 이들이 많았다"며 이런 이미지 개선 노력이 없으면 앞으로의 선거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장은 수도권 대 영남 구도가 형성되는 듯한 차기 당권 경쟁과 관련해서도 "대단히 죄송하지만 지금은 영남 당선자들이 일부러라도 희생을 하지 않는다면 그분들(수도권 유권자)의 사랑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도권 출신 당대표가 와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서 당선인(부산 동래)은 건강한 당정관계 구축을 위해서 당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대통령을 비판만한다고 (당정관계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민심이 어떤지 실천과제 중심으로 용산에 보고서도 제출하고, 만나서 이야기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각 의제에 대한 우리 당 입장을 용산에 전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협상할 때 이게 굉장히 중요한 논의사항이 될 수 있다. 그게 정부를 도와주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전문가 그룹은 당이 그간 명확한 전략이 없는 채로 선거를 치러온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발제자인 박명호 교수는 "국민의힘이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게 보이는 정당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며 "당을 지지하는 시민은 줄어들고, 수도권에서는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는데 이게 과연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박원호 교수는 "보수가 이제는 새로운 정치적 수요자를 찾아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386세대 막내가 5년이 지나면 60대가 된다"며 "이제는 60대 이상이 1~20년 전과 같은 투표 행태(대다수 보수 지지)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 18대 총선 당시 정두언 전 의원이 중산층·중도·수도권 중심 3중 전략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을 언급하며 "현재 보수 정당 위기를 논하려면 이때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나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국민의힘은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이 됐다"며 "심각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경기도를 포기해선 1당이고 다수당은 아예 불가능하다"며 "지역 이슈인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맞춤형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과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현역 의원과 당선인 일부가 참석했다. 윤 권한대행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가 총선 보름만에 열렸는데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말에 "의도적으로 늦게 한 것이 아니"라며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필요한 시점에 당의 공식 기구를 통해 총선 패배 요인을 분석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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