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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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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총선 참패 토론회' 개최..."당이 하라는 것 반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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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당 현수막 안 걸어...우리 지역에 걸 수 없는 내용"
김종혁 "대통령 이미지 개선해야...이대로는 앞으로도 어렵다"


더팩트

박명호(왼쪽 세번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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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4·10 총선 출마자들이 25일 "당이 하라는 것과 반대로만 했다", "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하나도 안 먹혔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를 열었다. 출마자들은 선거 전략의 문제를 지목했다.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은 당과 수도권 민심의 괴리를 지적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강북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하는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 했다"며 "이조심판은 입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은 한 번도 안 걸었다. 저희 지역에 걸 수 없는 내용이 태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게 중앙당에서 내려오면 후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역량이 협소해진다"며 "당이 조금 수도권 중심으로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하신 분들의 목소리도 잘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우리 당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보다 '이래서 졌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한다"며 "당정관계, 민생, 캠페인 등 하루 이틀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진단도 나왔는데 해결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당선인은 당을 향해 "21대 총선에서 100석 남짓 표를 받았을 때 당이 무너지는 것처럼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도 거의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받았는데 이번엔 안일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희망회로가 돌아간다는 생각"이라며 "뭔가 잘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현장에서는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치는데 용산 경제수석이나 경제관료가 나와서 국민께 사과값·대파값이 올라서 죄송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경제는 추락하는데 저 사람들은 딴 얘기만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준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장사가 안 되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집권당에 절망하고 실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부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가지도자인 대통령의 '최고경영자 이미지(PI)'가 완전히 망했다"며 "이재명·조국이 잘못했지만 대통령이 더 싫다는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많이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봤다.

김 부총장은 또 "당의 '이조심판'은 하나도 안 먹혔다"면서 "사람들은 '이재명과 조국이 나쁜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당신들은 심판도 안 받았잖아'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남 자민련'을 탈피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모든 면에서 지금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남에 계신 당선인들께서 일부러라도 자기희생을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 사무처 당직자 출신인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은 "국민이 바라는 말을 수용하고 민의를 따라갈 땐 성공했고, 국민의 삶과 괴리가 있을 땐 처절하게 졌다"고 했다.

그는 "과거 보수정당은 부정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능력과 실력이 있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줬다"며 "탄핵도 당해봤고 정권을 다시 찾아왔음에도 국민의힘은 능력도, 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유능하지도 않은 세력에게 젊은 층이 표를 주겠느냐"며 "(이번 총선 결과는) 보수 정치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대가 없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당선인은 "대통령실에 대한 비난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당은 당이 할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천 과제를 중심으로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영수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당의 생각이 어떻다는 걸 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 사상 '총선 3연패'를 보며 이제 보수정당의 한 줄기가 마감되고 새로운 보수정책의 가치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보수 지지층은 고령층이고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다"며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함해 당의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이 확보돼야 한다. 시민 대부분의 생각과 동떨어진 정당, 상식적이지 않은 정당이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리가 참석했다. 토론에는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참여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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