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21개사·국내 78사 공매도 잔고 100% 전산화
‘주문 전’과 ‘주문 후’ 교차 검증하는 이중 검증 시스템
“국내 글로벌 빅 플레이어 20여 곳과 협의한 상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오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2차)’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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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빅 플레이어’ 기관들을 비롯, 국내 기관·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는 전산화 시스템 구축에 돌입한다. 1단계로 기관 투자자들이 자체 전산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2단계로 중앙 차단 시스템(NSDS)을 구축해 이중 검증하는 구조다. 기관이나 증권사의 경우 전산 관리 의무 위반 여하에 따라 고의나 과실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25일 금감원이 발표한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를 보고하는 모든 기관 투자자들은 모든 주문 처리과정을 전산화하게 된다.
해당 기관은 공매도 잔고가 발행량의 0.01% 또는 10억 원 이상인 기관으로, 공매도 거래량의 92%를 차지하는 외국계 21사, 국내 78사 등이 해당된다. 금감원은 실무 회의 등을 통해 외국계 20여 곳과 전산시스템 구축 협의를 마친 상태로, 나머지 기관들과도 조속히 협의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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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은 ‘주문 전’과 ‘주문 후’를 교차 검증하는 ‘이중 검증시스템(Double-layered checking system)’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공매도 잔고를 보고하는 모든 기관투자자는 주문 전에 무자입공매도 여부를 전산으로 자체 확인한다. 주문 후에는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이 모든 주문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된다. 기관이나 증권사에 관계없이 어떤 곳이든 매도 잔고를 100% 전산화해 이중으로 확인되게끔 설계된 것이다.
예를 들어 A 기관이 보유하지 않은 특정 종목 100주를 매도하고, 이후 결제 이행을 위해 사후에 100주 차입하는 경우 NSDS는 잔고 정보를 기반으로 차입사실을 적발하게 된다. 또 A 기관이 특정 종목 100주 공매도를 일반 매도로 표기하더라도 NSDS는 잔고 정보를 기반으로 공매도를 미표시한 사실 적발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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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 탐지하기 어려웠던 결제가 이행된 무차입 공매도, 그리고 악의적인 업틱룰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미표기된 매도 주문을 실제 공매도로 잡아내는 데 포인트가 있다”며 “적발하기 힘들었던 부분들까지 다 탐지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 포인트는 거래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공매도 주문 처리 100% 전산화하는 데 있다”며 “국내 글로벌 빅 플레이어 20여 곳과 협의가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모든 공매도 건에 대해 (기관들의) 잔고 관리 시스템에서 자체 차단되서 불법 공매도 주문이 안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스템을 고도화 해서 적발 해내면 무차입 공매도 되는건 조치 제재 하게 되지만 중요한 건 기관투자자 자체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드백하고 점검해서 자체 잔고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완전성을 갖도록 해 무차입공매도가 자체적으로 다 차단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공매도 잔고 100% 전산화’와 더불어 기관들에 불법 공매도 사전 차단 의무가 부과되는 만큼 ‘규범성’ 측면에서도 이중으로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술적으로 전산적인 방법으로 (불법 공매도를 막는) 방법도 있고 주문을 내는 기관 내지 증권사들에 (불법 공매도 차단) 의무가 부과되게 되면 고의로 했던 과실로 했건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상당한 금전적, 개인적 제재를 따르게 되면 전산적 방법과 규범적 방법이 결합되서 사실상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는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초적인 설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정성욱 기자 (sajikoku@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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