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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 생존 병사 “임성근의 위험한 지시가 결정적”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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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해병대원들이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 호명면에서 집중호우와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동료 해병대원을 수색하고 있다. 예천|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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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과 함께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생존 병사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지시가 채 상병 사망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며 수사기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병사는 ‘수중 수색을 지시한 적 없다’는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군인권센터는 생존 병사 A씨가 임성근 전 사단장과 7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북경찰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채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가 생존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임 전 사단장을 고소했다.

A씨는 변호사를 통해 낸 의견서에서 ‘무리한 수색을 지시한 적 없다’는 임 전 사단장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는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18일 오후 8시쯤 화상원격회의(VTC)를 주관하며 ‘위에서 보는 것은 수색 정찰이 아니다’라고 부하들을 질책하고 ‘(제방 아래로)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바둑판식으로 찔러 보면서 찾아야 한다’며 위험천만한 수색방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이) 손을 가슴높이까지 올리며 ‘거기 내려가는 사람은, 그 장화 뭐라고 그러지?’라고 물어봤고, 누군가 ‘가슴장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며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했다. A씨는 “임 전 사단장의 화상회의에 참석했던 간부들도 가슴장화 이야기, 바둑판식으로 찔러보며 수색하라는 이야기로 볼 때 충분히 물에 들어가서 수색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한다”고 썼다.

A씨는 임 전 사단장 지시 전까지는 수중 수색이 아닌 도로정찰 위주 수색이 진행됐다고 했다. A씨는 의견서에서 “지난해 7월18일 오전까지만 해도 해병대 1사단 신속기동부대장을 맡은 해병대 7여단장은 무리한 수색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7여단장은 이날 오전 5시쯤 현장 지휘관들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한 뒤 정찰 지시를 내렸고, 정찰을 나간 이들의 (위험하다는) 보고를 수용해 무리하게 하천에 접근하지 말고 안전하게 도로정찰 위주로 수색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A씨는 임 전 사단장이 “사고 당시 작전 수행 중 부하들을 질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의 현장 지도를 수행한 7여단장은 돌아와서 다른 부하 간부들에게 복장·군기에 대해 지적했다”며 “포11대대장에게는 ‘다 포병 이야기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7여단장은 포11대대장에게 ‘포병여단장님 불려오실 뻔했다’ ‘내가 온몸으로 막았다’고 얘기했다고 한다”고 썼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경향신문에 A씨 의견서를 반박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임 전 사단장은 “내가 제방 아래로 내려가라고 언급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면서도 “만약 (그러한 지시를) 했다 하더라도 하천이 아닌 수변을 수색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슴장화를 언급한 것은 사실이나 여단장이 전투복이 훼손되고 장병들의 피부트러블도 우려되므로 가슴장화를 확보해달라고 건의해 참모들에게 확보지침을 준 것”이라며 “(A씨가) 전후 맥락을 모르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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