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네타냐후, 협상 타결에 노력하라"…'왼쪽 손' 잃은 하마스 인질 [영상]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 준비에 나선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미국계 이스라엘인 인질 모습을 담은 영상을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인질을 앞세워 인질 협상 지연의 책임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넘기며,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미국계 이스라엘인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23)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하마스 텔레그램 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NBC·CBS 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계 이스라엘인 허시 골드버그-폴린(23)의 모습이 담긴 2분43초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골드버그-폴린은 지난해 10월7일 슈퍼노바 음악 축제가 열린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포로로 잡힌 250명 중 한 명이다.

왼쪽 손목 위쪽이 절단된 상태로 영상에 등장한 골드버그-폴린은 히브리어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왼손은 포로로 잡힐 당시에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NBC뉴스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이스라엘 기습공격 당시 골드버그-폴린 등이 은신했던 건물에 수류탄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골드버그-폴린이 상처를 입은 후 트럭에 실려 가는 모습이 당시 촬영된 별도 영상에서 포착됐다고 한다.

짙은 빨간색 셔츠를 입고 회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그는 카메라를 향해 피랍 당시 누구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의 석방을 위한 협상을 아직 타결하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질 70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스라엘의 휴전 제안 거부에도 쓴소리를 냈다.

/영상=하마스 텔레그램

외신은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 골드버그-폴린이 현재 생존하는지 등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짚었다. 다만 골드버그-폴린이 영상에서 '거의 200일간'의 포로 생활을 언급한 만큼 영상은 최근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CBS뉴스는 "영상은 하마스가 공격을 시작한 지 정확히 200일인 4월24일에 촬영됐거나 (이보다 앞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인질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사이 이스라엘 정부 장관들은 가족과 함께 명절 만찬에 앉아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유대인 명절 '유월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허시의 영상을 입수한 순간 FBI(연방수사국) 인질융합센터에 넘겼다"며 FBI의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영상에 대한 평가를 자제할 것이라고 했다.

골드버그-폴린 가족은 성명에서 "허시의 외침은 모든 인질의 집단적 외침이며, 그들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더 많은 무고한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고통스러운 영상은 이 끔찍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긴급한 촉구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인질 영상을 공개했고, 이스라엘은 그때마다 '교묘한 심리전'이라고 비판했다. 외신은 하마스의 이번 영상 공개가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이뤄지고, 영상 내용이 이스라엘의 인질 협상 입장을 비판하는 것에 초점이 맞췄다며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이스라엘 내 반정부 여론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