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산업 등 육성위해 민간투자 절실…차기 집행부서도 추진될 듯
유럽의회에서 연설하는 EU 집행위원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글로벌 경쟁력 회복을 화두로 꺼내든 유럽연합(EU)이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한 '자본시장 통합' 필요성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자본시장동맹(CMU) 구축을 완성하면 연간 4천700억 유로(약 693조원)의 민간 투자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청정기술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공공투자가 확대됐다면서도 "공공투자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산업 혁명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민간 자본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치적 의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4천700억 유로는 EU 집행위원회가 녹색·디지털 산업 전환 시 필요한 연간 자금 6천200억 유로(약 914조원)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짚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6월 유럽의회 선거 전 마지막 본회의(22∼25일) 연설에서 유럽 경쟁력 회복과 함께 'CMU 완성'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연임 성공 시 이를 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EU 내에서는 녹색·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 통로의 하나로 CMU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기도 하다.
장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 재임 시절인 2014년 처음 등장한 용어인 CMU는 국가 간 투자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도록 27개 회원국 자본시장을 통합한다는 개념이다.
현재는 주식 등 금융시장도 국가별로 분산돼 민간 투자를 유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또 유럽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80%가량이 은행 대출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창구가 제한적이다.
은행은 대출 심사에 보수적이어서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은 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이에 EU는 27개국 전역의 금융·자본시장이 통합돼야 '진정한' 단일시장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력 해법을 주제로 열린 지난주 EU 특별정상회의 공동성명에도 전략 부문 투자 자금 조성과 관련 "민간 자본이 풀리려면 CMU 진전이 필수"라고 명시됐다.
당시 27개국 정상은 회원국 간 파산제도 균등화 등 CMU 구축을 위한 요소 중 일부에 대해선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법인세법 균등화 확대, EU에 금융기관 직접 감독 권한 부여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무산됐다.
수년 전에도 CMU 구축이 추진되다가 각국 이견에 결국 유야무야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기 집행부에서도 논의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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