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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폐업 모텔서 2년 된 시신 발견…기초수급 70만원 계속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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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주의 한 폐업 모텔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지 2년여 만에 발견된 가운데 제주시가 최근까지 기초생활수급비를 지급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제주시 용담동 폐업 모텔 건물의 객실 화장실에서 A씨(70)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당 모텔은 2021년 상반기 폐업한 후 줄곧 방치돼왔다. 경찰은 A씨가 이 모텔방에서 혼자 오랫동안 살아왔고 모텔이 폐업한 이후에도 홀로 지내다가 2021년 하반기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는 A씨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최근까지 A씨의 계좌로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매달 약 70만원을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통장에는 1500만원이 넘는 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A씨 계좌의 돈을 다른 사람이 인출하거나 사용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혼자 살았지만 당시 60대 후반이어서 2020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고독사 위험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복지 공무원은 지난 2022년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사업 안내 등을 이유로 A씨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자 그가 거주하던 모텔 객실을 여러 차례 방문해 방과 거실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A씨가 숨진 화장실까지는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2년여간 방치됐던 A씨의 시신은 이달 12일 화장실 건물을 청소하던 남성에게 발견됐다.

제주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기초생활수급자 중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각 가정을 현장 방문해 거주 실태를 직접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홀로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이나 질환을 앓고 있는 세대를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점검하고 안부 확인과 생활 실태 점검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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