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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달러 대비 엔화 34년 만에 최저치…日 당국만 쳐다보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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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값 154.85엔...155엔선 위협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최저 수준
일본은행 총재 “물가 상승시 금리 인상”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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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값이 34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무르면서 일본 정책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만이 지속적인 엔화 가치 하락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장중 154.85엔까지 떨어지며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 달러당 140엔 안팎을 기록하던 엔화값은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150엔선이 무너진 이후로 줄곧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들이 지난주 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고, 19일 벌어진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높아졌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 ‘공포지수’로 알려진 변동성지수(VIX) 지수도 최근 6개월 만에 20까지 올랐다가 이날 16.94포인트로 하루새 약 9.5%나 내렸다.

전날밤 뉴욕 증시에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소폭 살아났음에도 엔화만 두드러진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중동발 위기가 오히려 강달러 시기 엔화가 안전자산 대안으로서 떠오른 현상이 있었다.

23일 니혼게이자이는 “중동 우려 후퇴에 따른 공포지수 하락은 오히려 안전자산인 엔화의 달러당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는 게 다수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엔화값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달러당 154엔대로 내렸다. 그러나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지며 달러당 엔화값은 153엔까지 반등했다.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 사실을 부인하면서 중동 확전 리스크는 낮아졌고, 다시 외환 시장에선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일본 정책 당국의 개입만이 엔화 약세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는 환율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계속된 달러 대비 엔화 약세 추세 요인으로 지목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도 “원래 잠재성장률의 격차가 엔저를 야기하던 구도에는 변화가 없다”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엔화 추가 매도가 나올 수도 있는 환경에서 엔저 흐름을 멈출 수 있는 건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BOJ)에 의한 엔 매입 외환시장 개입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엔화 약세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선 일본 정책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퍼진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질의응답에서 “인플레이션 추세가 전망에 맞게 2%대로 상승하면 통화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으로 이는 단기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며 “금리 정책 변화의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에 관한 정해진 방침은 없다”고 밝혔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엔저 추이에 대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으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26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도 “거의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고, 대부분 오는 10월에 일본 기준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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