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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식인종 때문에 삼촌 못 찾아” 바이든에 파푸아뉴기니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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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턴에 있는 참전용사 전쟁 기념관을 방문한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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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삼촌이 파푸아뉴기니에서 식인종에게 잡아먹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파푸아뉴기니 총리가 반발했다.

23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파푸아뉴기니를 폄하한 것이라고 21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펜실베니아 전쟁 기념관에서 자신의 삼촌인 앰브로스 피네건 소위가 2차 대전 당시 육군 항공대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격추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지역에는 실제로 식인종이 많았기 때문에 시신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라페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삼촌이 식인종에게 잡아먹혔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말실수였을 수 있지만, 파푸아뉴기니는 그런 낙인이 찍힐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라페 총리는 “2차 대전은 우리 민족이 일으킨 전쟁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불필요하게 분쟁에 끌려들어 갔다”고 했다.

앞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삼촌을 비롯해 목숨을 걸고 싸운 많은 미군 장병의 용기에 대해 연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 삼촌의 비행기가 격추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피네건 소위는 1944년 5월 엔진 고장으로 바다에 추락한 항공기에 탑승자였으며, 추락 당시 승무원 한 명이 생존했지만 피네건을 포함해 다른 세 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마라페 총리는 미국을 향해 파푸아뉴기니에서 전쟁의 잔해를 치우고 전사자를 찾아가라고도 촉구했다.

마라페 총리는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 제도는 유해, 비행기·선박 잔해, 땅굴과 폭탄 등 2차 대전의 잔해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 국민은 매일 2차 대전에 쓰인 폭탄이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라페 총리는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관계 증진을 논의한 날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입장에서 파푸아뉴기니는 남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이 때문에 미국과 미국의 동맹인 호주는 각각 지난해 5월과 12월에 파푸아뉴기니와 안보 협정을 맺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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