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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방위비 분담 협상에 드리운 '트럼프 리스크'…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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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전임 행정부의) 합의를 신경 쓰지 않고 협상을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

컨설팅업체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파트너인 에릭 알트바흐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대선 전망 세미나에서 한미 양국이 곧 개시할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런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이미 타결된 협상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집권 1기 시절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른바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한국을 압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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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대선 전망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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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양국 간 12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현지시간으로 23∼25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엽니다.

현재의 협정기한을 약 1년 9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협상을 개시한 것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적정 수준의 분담금을 확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 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오는 2025년 종료됩니다.

11차 협정과 마찬가지로 4년짜리 협정을 만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협정을 변경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알트바흐의 전망은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그만큼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외교가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대놓고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콘웨이의 코스털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회의를 거론하면서 다른 국가 정상들에게 미국은 '의무 불이행 국가'를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4년 나토 동맹국들은 10년 후인 2024년까지 각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지만 30개 회원국 중 20개국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다보스 포럼 당시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유럽에 분담금 증가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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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월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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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도 직설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2022년 5월 발간한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삼성 TV를 파는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준다. 이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고, 한국인에 대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만 8천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명령하겠다고 수차례 발언했다면서 자신은 이를 막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9년 제10차 SMA 협상에서 한미 양국은 줄다리기 끝에 유효기간 1년과 한국의 분담금 1조 389억 원에 합의했습니다.

한국의 국방예산 인상 비율인 8.2%를 적용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11차 협상에서 미국은 인상폭을 대폭 올렸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50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애스퍼 전 장관의 회고록에는 2020년 3월 협상의 잠정 타결안을 보고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려 했다는 장면도 나옵니다.

결국 11차 협정은 10차 협정이 만료된 이후에도 타결되지 못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 3월 분담금 13.9% 증액하면서 향후 2025년까지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인상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외교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의 방위비분담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트럼프 변수가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생각을 현재까지 고수하는 한 그의 집권 1기와 같은 일들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현실화되는 형국입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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