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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 4년 동안 인내하고 준비"…'중동전쟁' 확전이 진짜 무서운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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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네타냐후의 위험천만 생존법 - 성일광 고려대학교 중동·이슬람센터 교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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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교양이 노트
- 이란이 4년 동안 '전략적 인내' 전략을 유지하다가 "왜 지금 시점에 폐기했을까"
- 이 전쟁은 "사실상 확전이 됐고 그럼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만약 이 상황에서 "갑자기 이스라엘이 핵을 쓴다면?"
- 전쟁 확전에 대해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의심할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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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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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거의 핵폭탄급이에요. 작년 10월 7일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하기 전에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가 거의 다 됐어요. 딜이 거의 다 돼 있었는데 사실 하마스가 그걸 막기 위해서 선제공격한 거죠. 왜 중요한가, UAE하고는 차원이 달라요. 사우디는 수니 국가, 특히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 국가들 중에서 거의 상징성이 1등이거든요. 메카와 메디나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다음에 수니 국가가 어려울 때 사우디가 다 경제적으로 많이 도와줘요. 다른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거예요. 그럼 이스라엘은 얼마나 좋겠어요? 반대로 이란은 얼마나 울겠어요? 짜증 나는 거죠. 이란은 안 그래도 지금 고립돼 있는데 수니 국가 전체가 이스라엘과 편먹고 미국과 편먹어 버리면 외로운 섬이에요. 사실 이란이 이번 전쟁의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는 이유가 바로 그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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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지금도 이걸 추진하고 있어요. 바이든 독트린*이라고 해서 '만약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빨리 끝내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울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안을 가져오고 거기에 동의한다는 어떤 비전만 세워주면 우리가 사우디하고 관계 정상화시켜 줄게.' 사우디도 준비돼 있다고 그랬어요. 사우디도 오케이 했거든요. 네타냐후가 지금 안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심각한 문제죠. 그것만 되면 사실 중동 지역 전체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역사에 아주 중요한 엄청난 업적을 남긴 총리로 기록될 수 있는데, 전쟁에만 관심이 있어요. 근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워줘야 된다는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그걸 제시를 해야 되는 게 정치적으로는 쉽지는 않아요. 그렇게 되면 연정이 깨질 수 있거든요. 그것 때문에 지금 네타냐후는 저울질을 하고 있겠죠. 그게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독트린(Doctrine): 국가의 수반이 국제 사회에 표방하는 향후 국가의 외교 원칙이나 교리

이란이 '전략적 인내' 끝낸 이유



이란이 한 번도 이스라엘의 본토 공격을 하지 않았던 전략이 바로 '전략적 인내' 전략이에요. 한 2020년부터 트럼프가 이란을 막 압박하니까 이란 쪽에서는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 입장을 정해야 됐거든요. 덤빌 것인가, 저항을 할 것인가, 참을 것인가. 참는다고 결정을 했어요. 참는다는 것은 힘이 없어서 참는 게 아니고 '우리가 힘이 더 강해지면 싸우겠지만 현재로선 미국하고 대결해 봐야 우리가 힘이 없으니까 불리하다. 참을 수밖에 없어. 참아.' 이게 '전략적 인내'였어요. 근데 '전략적 인내'가 지금 어떻게 됐다고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사실상 '전략적 인내'가 폐기됐어요. 이제는 능동적, 적극적인 전략으로 가서 이스라엘이 우리 혁명수비대 장성이나 장교를 죽이면 그에 대해서 반드시 우리가 보복할 것이다. 이게 바뀐 전략이에요. 완전 티포탯* 전략으로 가는 거죠. 누구 죽이면 우리는 반드시 공격한다.

*티포탯 전략(Tit-for-tat-Strategy):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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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뀐 전략이기 때문에 이스라엘도 딜레마에 빠졌어요. 왜 딜레마냐, 수위 조절을 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을 해야 되는 건지 이란 쪽에서 인식할 때는 '아니야, 그건 너 선을 넘었어. 네가 생각할 때는 수위 조절한 거지만 우리한테는 선을 넘었어.' 그럼 또 때릴 거 아니에요. 그러면 계속해서 이게 반복되겠죠. 그럼 가자지구 전쟁 안 끝난 상황이고, 헤즈볼라와도 전쟁하고 있으니 정말 심각해지죠. 그리고 더 무서운 거는 이란하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란이) 헤즈볼라에게 명령을 내려요. '전면전 시작해라.' 헤즈볼라는 하마스하고 다릅니다. 무기 체계가 하마스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그러니까 탄도미사일 아니고 로켓만 150만 발, 엄청 많아요. 그리고 정확도가 높은 로켓이 많아요. 그러면 이스라엘 전략시설을 그대로 때릴 수 있어요. 전력 생산하는 원전도 있고 전력 공사, 그다음에 암모니아 공장, 주요 전략시설을 다 때리면 블랙아웃될 수도 있어요. 전기 안 들어올 수도 있어요. 그다음에 공항. 그래서 헤즈볼라와의 전쟁은 이스라엘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전역이 사실상 사거리에 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전쟁이죠.

Q. 그럼 이란이 '전략적 인내'를 폐기한 이유가 헤즈볼라 때문에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 건가요?

그렇죠. 유리하다, 그거 말고는 다르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없어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이죠. 4년 동안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다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폐기했는가. 중요한 포인트죠. 그리고 이스라엘도 정보 실패예요. 이스라엘의 정보부 판단으로는 시리아에 있는 영사관을 때려서 혁명수비대의 장성을 암살해도 이란이 여전히 '전략적 인내' 전략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복 공격을 하더라도 이렇게 대규모로 할 거라는 판단을 안 했어요. 이스라엘 정보부 판단 실패예요. 정부 판단 실패입니다.

근데 이란은 딱 뒤집어서 바꿔버렸어요. 그 이유는 시점이 왔다, 때가 왔다. 이스라엘이 가장 약한 시점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다음에 미국도 대선을 앞두고 쉽사리 중동 지역 전체를 전쟁으로 몰아가는 전쟁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 섰겠죠.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그래서 완전히 전략적으로 바꿔서 '전략적 인내'를 버리고 이제는 무조건 이스라엘이 우리 사람 죽이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거예요. 이전에 이렇지 않았거든요. 계속 '전략적 인내' 했어요. 이스라엘이 때리면 뭐 말은 하죠. 비난을 하고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했는데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는 했지만 그것도 실패를 하고요. 이란이 이스라엘의 본토를 완전히 때리면서 사실상 중동 지역의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이 판이 바뀌었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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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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