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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하이브 '멀티레이블'이 독 됐나…하루만에 시총 7500억 증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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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당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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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주가가 내분에 요동쳤다. 하이브의 청사진을 함께 그렸던 어제의 동료가 하루만에 적이 되면서 주주들이 충격에 빠졌다. 하루만에 증발한 하이브 기업가치(시가총액)는 7500억원에 달한다.

22일 증시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일대비 1만8000원(7.81%) 떨어진 21만2500원에 마감했다.

시장 전반이 상승하면서 엔터주 주가 흐름이 좋았는데, 하이브만 내부 이슈 탓에 오후 들어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7.58포인트(1.45%) 올라 2629.44를 기록했고, JYP Ent. 와 에스엠도 각각 3.69%, 4.48% 상승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약보합 마감했다.

장 초반엔 하이브도 전일 종가(23만500원) 대비 상승흐름을 타 23만8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뉴진스 맘'으로 불리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20만6000원까지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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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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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대표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갈등은 이날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확인하고 감사권을 발동했다.

하이브는 어도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는 등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내부 감사를 시작했다.

또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까지 요구했다. 현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고 하이브 측 이사를 추가 선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하이브 자회사인 어도어(ADOR) 레이블은 하이브가 지분율 80%를 보유하고 있고 민 대표가 18%, 기타 경영진이 2%를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나 추가 투자를 받더라도 현 상황에서 하이브의 80% 지분율을 빠르게 뒤집고 경영권을 잡긴 힘들어보인다.


뉴진스, 얼마나 벌었길래? 어도어 실적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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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가 스타뉴스와 '2022 AAA' 수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뉴진스는 데뷔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데뷔 첫 해에 수익을 내진 못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어도어는 2022년 매출액 186억원에 영업손실 40억원,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상태였던 셈이다. 뉴진스 데뷔일은 2022년 7월22일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위상이 달라졌다. 2023년 어도어 매출액은 1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배 커졌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35억원, 265억원으로 큰 폭 흑자전환했다. 뉴진스 앨범, 음원, 콘서트, 굿즈 판매 뿐만 아니라 멤버 각각이 글로벌 명품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광고도 촬영하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어도어 흑자전환을 이끈 뉴진스는 오는 5월24일 더블 싱글을, 6월에는 일본 싱글을 준비 중이다. 뉴진스는 그동안 더블 타이틀 체제로 운영해왔다. 컴백 일정이 확정되긴 했지만 회사가 시끄러운 상황이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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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의 민주(왼쪽부터), 이로하, 원희, 모카, 윤아/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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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와 하이브 간 사이가 벌어진 것은 하이브에서 낸 신인 아이돌 '아일릿' 데뷔가 계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일릿은 뉴진스와 콘셉과 안무, 노래도 비슷하다는 지적이 데뷔 직후 곳곳에서 나왔다.

하이브는 어도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는 등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미만 하이브 회복에 베팅..주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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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22일 매매동향/사진=대신증권 HT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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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이브는 종가 기준 기업가치가 8조8511억원으로, 하루만에 시가총액 7497억원이 증발했다. 장중 한 때 20만6000원까지 밀렸던 하이브는 막판 개미들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21만원대를 회복, 21만2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하루에만 하이브 주식을 19만5469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407억원 규모다. 하이브 내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한 셈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3만8540주, 5만3883주 순매도해 상반된 흐름이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분 다툼을 벌이는 양측이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커서다. 그러나 이번 분쟁의 경우 내부 분쟁이고, 심지어 비상장사인 어도어 지분이 핵심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하이브의 강점이 약점화될 가능성이다.

하이브가 타 엔터테인먼트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멀티 레이블 체제였다. 하이브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레이블로 편입했지만, 각자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레이블에 독립성을 부여해 '한 지붕 여러 가족' 체제를 유지했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멀티 레이블 체제가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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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세관 홍보대사에 위촉된 그룹 뉴진스/사진=뉴시스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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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어도어처럼 각각의 레이블이 독립한다고 나서거나 하이브 원팀이 아닌 다른 꿈을 꾸게 될 경우 현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내분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민 대표의 영향력이 사라진 뉴진스가 이전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지도 의문이다. 방탄소년단(BTS)이 부재한 현재 하이브의 최고 기대주는 뉴진스였기 때문이다.

혼란한 하이브에 투자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난 16일 발간된 하나증권 리포트를 참고할 만 하다. 하나증권은 하이브 핵심 레이블들의 기업가치를 2025~2026년 기준 빅히트(6조1000억원), 플레디스(2조7000억원), 어도어(2조원), 빌리프랩(1조3000억원) 등으로 내다봤다. 해당 기간 레이블들의 실적 합산치는 약 3조원으로 제시하고 이를 통한 하이브의 2026년 전체 매출액은 3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2026년 하이브 매출에 뉴진스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간 빌보드 성과를 볼 때 2026년 뉴진스 콘서트 투어 규모가 100만명에 달하고, 매출액은 최대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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