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자국 갱단 진압 등에 병력 동원한 결과
러시아, 정부 총지출 16% 차지
구소련 해체 이후 가장 높은 수준
한국, 10위서 11위로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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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해 전쟁 당사국뿐 아니라 무장을 강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가 2조4430억 달러(약 337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군사비 총액은 9년 연속 늘었으며, 이번이 역대 최대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6.8%를 기록해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 세계 군사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1위 미국이 2.3% 증가한 9160억 달러로 집계됐고 2위 중국은 6% 증가한 2960억 달러, 3위 러시아는 24% 늘어난 1090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러시아의 경우 군사비가 정부 총지출의 16%에 달했다. 비율은 구소련 해체 이후 가장 높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쟁 후 러시아 금융당국의 늘어난 불투명성으로 인해 집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SIPRI는 설명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51% 증가한 648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11위에서 8위로 올랐다. 미국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350억 달러를 더하면 러시아의 군사비에 상응하는 정도가 된다고 가디언은 부연했다.
이스라엘군 탱크들이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동하고 있다. 가자(팔레스타인)/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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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24% 증가한 275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출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난 티안 SIPRI 수석 연구원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군사비 지출은 대체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아시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른 것”이라며 “군사비 지출은 5개 대륙 모두에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 세계 1인당 군사비 지출도 306달러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위험이 아닌 자국 갱단과의 전쟁을 치르는 국가들도 군사비를 늘렸다. 대표적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은 군사비를 1년 새 무려 105% 늘렸고 남수단 군사비도 78% 불어났다. 갱단과의 전쟁이 잦은 중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지출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5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디에고 로페스 다 실바 SIPRI 연구원은 “정부가 기존 수단을 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즉각적인 방법을 선호함에 따라 갱단 폭력을 진압하는 데 군대를 이용하는 추세가 이들 지역에서 수년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479억 달러를 군사비에 지출했다.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준이다. 순위는 10위에서 11위로 한 단계 내려갔다. 일본은 11% 늘린 502억 달러로, 11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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