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안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안은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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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팔레스타인의 유엔가입을 권고하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우리나라가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2일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 안부리 이사국들은 찬성 투표했고, 영국과 스위스는 기권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 재외공관장 회의’ 개막식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은 정치적 프로세스를 촉진해 항구적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안보리가 가입승인을 총회에 권고하면, 총회에서 투표 회원국의 3분의2 다수결로 최종 승인된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안보리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당시 안보리 이사국들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표결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2년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non-member observer state) 지위를 획득하면서 유엔논의에 참여해 왔다.
정부는 이번 팔레스타인 가입승인 건을 두고 팔레스타인의 가입 적격성뿐만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지속되고 있는 비극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이 문제가 이-팔 문제 해결과 중동의 항구적 평화에 달성하는데 갖는 함의와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하면서 고심해 왔다.
우리나라는 1949년 유엔가입을 신청한 이후 안보리에서 구 소련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수차례 가입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은 끝에 무려 42년 후인 1991년 유엔 가입이 이루어진 만큼, 팔레스타인의 유엔가입 열망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국가다.
또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지지해 온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정치적 프로세스의 추동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우리나라는 향후 국제사회 문제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이냐는 데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지난 4개월간 세계 각지의 사안에 대해 해당 지역 공관과 주유엔대표부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며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했다”며 “양자 관계의 단기적인 비용과 부담을 감내하며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일관성과 규범 기반 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 주도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각국의 입장차로 부결 위험이 있었지만 비상임 이사국들이 의미 있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며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임기가 종료된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을 대신할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 구축 방안에 대해 미국 등 우방국과 관련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함께 10월에는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중남미 국가들과는 쿠바와의 수교 모멘텀에 이어 올해 APEC(페루), G20 정상회의(브라질) 개최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고, 중앙아시아와의 관계도 정상 간 외교를 통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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