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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로 눈 돌린 게임업계, 또 ‘반짝 흥행’ 그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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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유명 아이돌 지식재산(IP)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IP의 높은 화제성과 팬덤 구매력을 앞세워 신규 이용자 확보를 꾀하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진 장기 흥행 사례가 없어 해당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유명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신작을준비 중이다. 먼저, 컴투스는 그램퍼스가 하이브 소속 그룹 BTS IP를 이용해 개발한 ‘BTS 쿠킹온: 타이니탄레스토랑(이하 BTS 쿠킹온)’을 올 상반기 글로벌 170여개국에 출시한다.

이 게임은 BTS 캐릭터인 타이니탄과 함께 전세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작품이다.

타이니탄 캐릭터가 등장하는 포토카드, 유저가 직접 꾸미는 타이니탄 무대 등 다양한 수집 요소를 경험할 수 있고, 직접 꾸민 무대에서는 BTS 음악도 들어볼 수 있다. BTS 각종 앨범 테마의 타이니탄 포토카드도 만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소속 아이돌 그룹들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SM게임스테이션(가제)’을 하반기 글로벌 출시한다고 밝혔다.

SM게임스테이션은 이용자가 SM 아티스트 매니저가 돼 미니게임으로 재해석된 스케줄 활동을 진행하고 디지털 포토카드를 수집하는 형태의 모바일 게임이다.

‘에스파’와 ‘NCT 드림’, ‘슈퍼주니어’,‘ 태연’ 등 SM 소속 아이돌의 실제 외형 및 활동 착장을 담은 포토카드가 특징이며, 멤버별 특색을 담은 ‘파츠’로 카드를 꾸밀 수 있다.

아이돌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화제성이 높아 게임사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K-팝 인기가 급증하면서 관련 IP 영향력과 매출이 크게 오른 만큼, 팬덤의 새로운 ‘덕질용 콘텐츠’로 접근해 신규 이용자 확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아이돌 게임에 대한 팬덤 관심은 뜨거운 편이다. 컴투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된 종합 예술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 그램퍼스가 마련한 BTS쿠킹온 단독 부스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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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돌 게임에 장기 흥행 사례가 없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상당수 게임이 반짝 흥행에만 그치고 매출 유지에 어려움을 겪다 서비스를 종료했다.

테이크원컴퍼니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지난 2019년 출시한 카드 수집 게임 ‘BTS월드’는 출시 직후 글로벌 다수 국가에서 앱마켓 인기 상위권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용자와 매출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테이크원컴퍼니가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블랙핑크’ IP로 출시한 모바일 게임 ‘블랙핑크더게임’도 글로벌 시장에서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매출 성과가 뒤따르지 않았다. 연달은 흥행 참패는 전사 대상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외 달콤소프트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슈퍼스타SM타운’, ‘슈퍼스타JYP네이션’, ‘슈퍼스타스타쉽’, ‘슈퍼스타FNC’, ‘슈퍼스타피네이션’ 등은 양대 앱 마켓 기준 매출 순위 100위권 밖을 맴돌고 있거나, 몇몇은 흥행 부진 끝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이브 자회사 하이브IM이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인더섬위드BTS’는 같은 해 누적 가입자수 600만명, 일간 활성 이용자 수 215만명을 기록하며 관심을 받았지만 매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듬하이브’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2년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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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활용 게임의 부진 배경으로는 대표적으로 근본적인 ‘재미’ 부재가 꼽힌다. 팬덤의 구매력을 지나치게 과신해 콘텐츠의 매력도나 지속성은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팬이라고 해서 무작정 그룹과 관련한 굿즈를 사는 건 아니다. 게다가 게임사와 소속사가 게임을 합작해 만들다 보니, 유료 상품을 구매한다고 해도 정작 소속 그룹에게 떨어지는 이득은 적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돌 팬들은 게임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게임을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적극적인 구매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흥행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결국 기존 게이머도 포용해야 한다. 게이머와 팬덤을 두루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앞선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차별화 된 아이돌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컴투스는 요리 게임이라는 본연의 장르 재미를 강조하고, 카카오게임즈는 전에 없는 폭 넓은 IP 활용으로 아이돌 게임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BTS쿠킹온을 개발 중인 그램퍼스는 10년간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만을 제작해 온 베테랑 개발사다. ‘쿠킹어드벤처’와 ‘마이리틀셰프’로 글로벌 누적 33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을 만큼 국내는 물론 세계 게임 시장 캐주얼 장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지난 1월 쇼케이스에서 “IP를 게임화할 때 과정이나 재미, 깊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요리 게임이면서도 ‘아미(ARMY·BTS팬덤)’가 하는 게임을 추구하고 있다. IP에 잠식당하지 않게끔 치열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SM게임스테이션에 SM이 보유한 모든 아이돌 IP를 활용한 만큼, 화제성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기인해 아이돌 휴식기나 비수기 등에도 지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블록체인 자회사 메타보라가 개발을 담당하는 만큼, 향후 NFT(대체불가토큰) 콘텐츠와의 연계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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