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애로우-다비즈 슬링-아이언돔 체계로 탄도미사일·드론 등 방어
이란 "여러발 표적 명중" 주장…전문가 "북한도 개발, 남의 일 아냐"
이란이 개발했다고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1' |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이란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뚫었을까.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 당시 극초음속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으며, 모두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측은 극초음속 미사일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일부 탄도미사일이 네바팀 공군기지에 떨어졌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스라엘이 자국 영토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물이 극초음속 미사일인지 여부를 밝히면 이란 주장의 진위는 쉽게 가려지게 된다. 그러나 설령 이스라엘이 확인하더라도 결과를 공개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자국 요격망의 허점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어서다.
이스라엘은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촘촘한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만약 상층-중층-하층 방어체계가 차례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뚫린 것이라면 역시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 중인 우리 군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북한은 탄두부가 원뿔형, 활공형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미완성 단계라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시험발사 등 진행 상황을 보면 조만간 완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 작동 및 요격 상황 등을 면밀히 분석 평가하고 있다"면서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이란·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모양 같아…커넥션 주시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촘촘한 방어망을 뚫었다면 북한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란에서 이스라엘까지는 약 400초가 걸리지만, 평양에서 서울까지는 불과 60초면 도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면 기종은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파타흐-1'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작년 6월 마하 13∼15의 속도로 날아가 1천400㎞ 떨어진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페르시아어로 '정복자')를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1천700여㎞ 떨어져 있는데 당시 이란은 2천㎞까지 개량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이 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궤도를 변경할 수 있고, 적의 방공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그로부터 5개월 만인 작년 11월 '파타흐-1'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목표물을 타격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파타흐-1은 탄두가 원뿔형이다. 북한이 2022년 1월과 지난 1월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탄두 부분도 원뿔형이다.
군·정보 당국이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활용된 이란 탄도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포함됐는지 주시하는 것도 북한과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시기와 탄체 모양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는 공개적 물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제프리 매코믹 미국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NASIC) 선임 분석관은 지난달 12일 연방하원 국방위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북한을 포함한 중국, 이란 등의 군사적 밀착에 따라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기술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어떤 협력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는 이들 적국의 관계 강화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대응과 관련해서는 발사 전 타격하는 '킬체인', 활공 비행 전 중간단계 요격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이면 도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속도를 고려할 때 북한의 수준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북한이 2022년 1월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
◇ 이스라엘, 애로우-다비드 슬링-아이언돔 등 다층방어체계 구축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보면 '애로우-3'가 최상층 방어체계다.
이스라엘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애로우-3는 요격 고도가 90∼150여㎞에 이른다. 길이 7m, 직경 80㎝로 탄두 무게는 150㎏이다. 마하 9(음속의 9배) 속도로 날아가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1발당 30여억원.
우리 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도 직격 방식이다.
이스라엘은 중거리 요격체계인 '다비즈 슬링'(David's Sling·다윗의 돌팔매)을 2017년 4월부터 실전 배치했다. 애로우-3와 같은 직격 방식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로켓, 순항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미국 레이시언과 공동 개발했다.
이스라엘 아이언돔 |
요격 고도가 4∼70㎞인 아이언돔은 2011년 3월 처음으로 선보였다. 각 포대에 20기의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는 3∼4개의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타미르 요격미사일은 길이 3m, 직경 16㎝로, 공격해오는 로켓에 1m 이내로 근접해 폭발한다. 여러 개의 날개와 전자광학센서를 장착해 요격 성공률이 높다.
이스라엘은 이런 다층 방어체계에 더해 극초음속 미사일이 활공하는 고도인 20∼70㎞ 사이에서 요격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시스템 '스카이 소닉'(Sky Sonic)을 개발했다. 아직 실전 배치 단계는 아니다.
우리 군도 '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KAMD)를 오는 2028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상층방어체계인 L-SAM(고도 50∼60㎞)은 2028년까지 작전 배치되는데 L-SAM-Ⅱ(고도 60∼150㎞ 이하)도 개발 중이다. L-SAM-Ⅱ는 장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이 핵심이며,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와 동일한 요격 고도에서 미사일을 타격한다. 오는 2035년까지 2조7천1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M-SAM-Ⅱ(천궁-Ⅱ)는 고도 30∼40km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작전 배치된 M-SAM-Ⅰ(고도 20㎞ 이하)을 개량했다. 이들 무기와 함께 하층방어를 담당하는 전력은 일부 작전 배치된 패트리엇(PAC-2/PAC-3·고도 40㎞ 이하) 미사일이 있다.
아울러 개발 중인 M-SAM-Ⅲ(고도 40㎞ 이상)도 하층방어 전력이다. M-SAM-Ⅱ보다 요격 성능과 교전 능력이 향상된 유도무기이며, 오는 2034년까지 약 2조8천3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오는 2026년까지 개발되는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도 하층방어 전력에 속한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란의 공습 사태가 한반도 안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미사일 방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L-SAM 요격탄 발사 장면 |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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