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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이번은 이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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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20일 도래했다. 전날 6만달러 아래로 내려갔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6만4000달러선까지 반등했다.

세계일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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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정보 사이트인 BTC스캔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량은 이날 오전 9시9분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기존에는 채굴 보상으로 6.25 비트코인이 주어졌지만 84만번째 블록부터는 3.125비트코인으로 보상이 줄었다.

컴퓨터로 복잡한 계산을 처리해 발행되는 비트코인은 일정 블록마다 보상(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됐다. 반감기는 통상 약 4년마다 도래했다. 다음 반감기가 찾아오는 블록은 105만번째 블록이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마다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전 반감기는 2012년 11월28일, 2016년 7월9일, 2020년 5월11일 찾아왔는데 2016년에는 이듬해까지 최대 3000% 가격이 상승했고 2020년에도 이후 1년간 최대 700% 가격이 올랐다. 비트코인 공급 감소로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치가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감기의 경우 개인투자자 중심이었던 이전 반감기 당시와 달리 기관투자자가 많이 들어왔고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는 등 시장 환경에 달라져 가격추세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 백용기 한국지사장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이후 1년 이내에 증가했고 그 후에 가격 조정 기간이 따랐다”며 “이전 반감기 주기와 달리 비트코인은 4번째 반감기 전인 2024년 3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감기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비율이 증가했고 그들은 공급의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있다”며 “과거 금융기관들이 반감기 전후 참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반감기 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은 “반감기로 인한 채굴자 보상 감소는 비트코인 공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하루, 일주일 안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도 6개월에 걸쳐 비트코인 강세가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일부 매도세가 있었지만 이는 이전 반감기에서도 보았던 통합(consolidation) 단계와 유사하다”며 “전반적으로 반감기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비트코인 보상이 줄어들며 채굴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억만장자 기업인 마크큐반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반감기는 그냥 채굴자들이 돈을 받기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은 더 많은 파워를 필요로 할 것인데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현재 시장에는 전례 없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있는 상태”라며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면 해당 GPU를 사용해 인공지능 모델 러닝에 활용하는 게 더 나은 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6만420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 확산에 전날 오전 11시 5만9629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약 하루 만에 7.7% 급등한 것이다. 다만 지난 3월 찍은 최고가(7만3750달러)와 비교하면 13% 낮은 수준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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