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옵션 개발 지원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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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장애인의 날인 20일을 맞아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문턱을 낮추기 위해 게임 업계가 주변기기와 사용자환경·경험(UI·UX) 등을 개선하고, 행정·입법 기관도 이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장애인 게이머 327명은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 ‘게임 내 추가 옵션 개발 지원(50.8%)’을 꼽았다.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거나, 색약자 지원모드를 지원하는 등 UI·UX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대상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공개한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은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게임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 주는 '자체 음성 출력'(37.3점)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진동·컨트롤러 등 '기타 자체 기능'(13.4점), 게임 외부에서 텍스트를 읽어 주는 '외부 스크린리더'(10.8점)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들은 이같은 목소리를 게임 개발 및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PC·모바일)’,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넷마블(251270)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및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게임은 색약 모드 지원이나 저시력자를 위한 이미지 대체 문자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작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국립재활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협력해 장애인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맞춤형 게임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및 경기 거주 지체·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 총 30여 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게임 개발 과정에서 비디오·오디오·컨트롤·인터페이스·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 등에 있어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와 ‘퍼즈업: 아미토이’에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C-레벨 산하 D&I실을 신설하고 게이머들이 국경, 연령, 장애 등에 제약 없이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반영한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에이블게이머즈와 장애인 접근성 인식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장애인을 대거 고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게임사도 있다.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약 47%가 장애인으로, 장애 유형과 성별에 구분 없이 폭넓은 채용을 진행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장애인 근로자 고용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혜림 넥슨커뮤니케이션즈 파트장은 장애인 신입사원 교육 체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주최한 ‘부산시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부산광역시장 표창을 받았다. 컴투스(078340) 그룹은 11월 컴투스홀딩스(063080)와 컴투스, 컴투스플랫폼 등 3사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실천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컴투스위드를 설립했다. 컴투스위드는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컴투스에 따르면 오케스트라 형태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은 게임 업계 최초다.
게임사가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콘텐츠진흥원은 "게임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시각장애인 사용·접근성을 고려해 구현하고, 게임 이용을 돕는 외부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게임 사업자 지원 또는 미이행 시 페널티 부과 등으로 접근성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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