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 주고받은 이스라엘-이란…계속 치고받으면 '전면전' 발생 가능성

이스라엘, 19일 새벽 이란 향한 반격 나서

양측 '절제된 공격'…전문가들 "고조되면 전면 충돌"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거리에 이스라엘 국기가 걸려 있다. 2024.04.1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정윤영 김성식 기자 =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대(對)이란 반격에 나선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고조(escalation)될 경우, 결국엔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완전히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렇게 '잽'을 주고받다가는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지적이다.

앙숙인 양측 관계는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선공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에는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등이 숨진 사건이 벌어졌다.

이란은 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나섰고, 결국 지난 13일 밤,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날려 보복했다.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맞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날(19일) 새벽 이란을 향한 반격에 나섰다.

흥미로운 것은 양측의 공격 특징이 '절제'라는 것이다.

국내 여론 등을 고려했을 때 공격을 하지 않을 순 없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어느 쪽이든 이득을 얻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실제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심각한 고통을 가하고자 했다면 (13일 공격 당시) 이스라엘 방어에 상당한 도전과 압도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공격 전술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 헤즈볼라를 비롯한 지역 대리 세력들의 전투력을 끌어들임으로써 이스라엘을 다중 분쟁 상황으로 만들어 '악몽'을 안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이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상당히 제한돼 보이는 규모의 공습'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장군 출신의 이스라엘 지브가는 이스라엘 채널 12에 "오늘 공습은 이란에 공격적으로 나오지 말라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전면전을 벌이려면 서방 동맹국들의 상당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카네기중동센터의 마하 야흐야 소장은 진단했다. 그는 이 점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수위와 범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흐야 소장은 "상황을 크게 악화시키지 말라는 국제 사회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 사람들이 이란 국기와 미사일 모형을 들고 있다. 2024.04.1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란 측도 당장 반격할 계획은 없다고 긴장 수위를 낮췄다. 이란 고위관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즉각 (이스라엘에) 반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관계 전문가들은 '절제된 공격'이라도 양측이 자꾸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결국엔 '큰 갈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간 양측은 대리 세력을 통해 '그림자 전쟁'을 해왔는데 이제는 '직접 대응'으로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블룸버그통신의 수석 편집자 바비 고쉬는 "장갑이 벗겨졌다"며 추후 이란이 레바논(헤즈볼라)과 이라크(시아파 극단주의자)는 물론 하마스, 예멘의 후티 무장단체 등 자국이 지원하고 있는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쉬는 "(중동) 분쟁은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고도 했다.

CNN의 글로벌 문제 분석가인 킴벌리 도지어는 "두 나라 사이의 이러한 '에스컬레이션 사다리'가 정말 끔찍한 일, 즉 두 나라 사이의 전면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 지역 정보 전문가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최초의 '직접 공격'은 양측의 '분쟁 임계점'을 무너트리고 (이 갈등을) '그림자'(대리인을 내세운 싸움)에서 '빛'으로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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