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등 불확실에 속도는 꺾일 수도
"트럼프 당선 땐 원유 생산 더 증가"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셰일 원유 생산 현장 모습. 텍사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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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가 안정을 이끈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증산 속도는 다소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19일 ‘미국 셰일오일 증산 배경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수 차례 감산에 나서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음에도 유가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며 “미 셰일오일 생산 증가가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이 이뤄진 배경으로는 크게 세 요인이 꼽혔다. 우선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로 유럽연합(EU)의 미국산 원유수입이 크게 느는 등 ①수요 자체가 증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②미완결유정(DUC) 활용과 ③각종 신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증산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미완결유정은 시추는 됐으나 경제성 등 이유로 임시 봉인돼 채굴을 시작하지 않은 유정을 말한다.
고유가로 생산 요인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증산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게 한은 견해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미 셰일업계가 대형화하면서 자본비용은 줄고, 신기술 적용이 활발해지는 등 생산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화석에너지 친화적인 정책으로 변화해 원유 생산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생산 속도는 지난해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원유 채산성이 좋은 미완결유정을 통한 공급이 한계에 다다른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미완결유정 감소 및 시추 둔화와 대선 이후로의 투자 이연 등으로 셰일오일 증산 속도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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