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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사무실에 벽이 없어요”…한국타이어가 심혈 기울인 업무공간, 임원실 없는 이유는? [그 회사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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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업무공간 르포

테크노플렉스·테크노돔·테크노링 나눠져

수평적 근무환경…효율성·심미성 곳곳에 반영

세계 최초 EV 전용 타이어 ‘아이온’ 탄생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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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실내 모습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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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 건축가가 가장 고민한 것이었다고 해요. 개방성과 연결성이 잘 구현된 공간으로 꾸며졌죠.” (한국타이어 앤 테크놀로지 테크노플렉스 관계자)

#. 경기 성남시 소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탁 트인 듯한 개방감이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건물 한가운데는 저층부터 고층까지 원형으로 뻥 뚫려 있고, 층마다 공간에서도 시야를 가로막는 벽이 일절 보이지 않았다. 방음이 필요한 회의실 일부만 유리로 벽이 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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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외관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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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이틀에 걸쳐 성남시를 비롯해 대전광역시, 충남 태안시에 각각 위치한 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테크노돔, 테크노링을 방문했다.

한국타이어 본사가 위치한 테크노플렉스가 글로벌 사업의 헤드쿼터(본부)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면, 테크노돔은 연구 중심, 테크노링은 신기술을 각각 실증하는 공간이다. 세계 최초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 라인업인 한국타이어의 ‘아이온(iON)’도 세 거점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또한 이 장소들이 전부 소통과 혁신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테크노플렉스: “임원실이 없어요”… 개방감 높인 최적의 근무공간가장 먼저 방문한 테크노플렉스는 각층이 흡사 ‘대형 쇼핑몰’을 연상시킬 정도로 탁 트인 개방감이 압권이었다.

4개의 글로벌 지역본부와 30여 개 해외지사, 8개의 생산시설, 5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총괄하면서 직원 수천 명이 한곳에 근무하는데, 시야에 막힘이 전혀 없었다.

테크노플렉스를 설계한 영국 포스터앤파트너스 소속 이완 존스 건축가는 ‘시각적 연결성’(Visual Connectivity)을 콘셉트로 융통성 있게 공간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각 층에는 사업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임원들은 회장실이 위치한 9층 개방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실제 이날 방문한 테크노플렉스 7층, 한국지역본부는 특별히 6층과의 연결 계단을 설치해 둔 모습이었다. 한국지역본부가 6층과 7층 두 층에 걸쳐 위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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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사무공간 모습.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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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안내하던 한국타이어 직원은 “층별로 사업부가 나뉘는데, 임원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업무가 필요할 때 임원들이 사업부로 내려오고, 직원들과 회의하고 소통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개방된 사무실 덕분에 훨씬 더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디어도 더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건물은 아뜨리움(Atrium·실내 공간을 유리로 지붕 씌우는 것) 형식에 벽면도 사방을 창으로 구성해 햇빛을 받기 쉽도록 설계됐으며, 동시에 유리형 커튼을 설치해 일조량 조절도 가능하다. 바닥은 우드톤으로 구성해 밝은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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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중앙에 설치된 오큘러스.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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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에 설치된 유리블라인드.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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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성과 직원 복지에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느낌도 들어왔다. 건물 1층 로비와 3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 지점에는 철제 케이블과 삼각형 LCD 스크린으로 식물의 덩굴과 잎사귀를 형상화한 예술 작품 ‘오큘러스(Oculus)’가 설치되고, 지하에는 임직원들이 수평적으로 함께 쓸 수 있는 식당과 헬스장, 카페 등 편의 공간이 자리한다.

실제 이곳 현장에서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보이는 젊은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각층별로 업무 성격에 맞게 세심한 배치와 구성을 택했다”라면서 “머리가 복잡할 때면 주변을 둘러보면 탁 트인 개방감이, 아래로 내려오면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서 머리를 식히기에도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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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전경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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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돔: 카이스트와 협업하는 대전 연구시설두번째로 방문한 대전 소재 연구시설인 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의 혁신 인프라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하이테크 연구소 ‘한국테크노돔’은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선봉에 서있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전 세계 각 대륙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의 4개 연구소(미국, 독일, 중국, 일본)를 진두지휘하면서 상품을 연구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최전선에 있는 장소다.

대전에 위치한 덕분에 가까운 곳에 인접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남대학교 등 대학, 다양한 국가 연구시설과 협업이 용이하다. 실제 여러 시설과 장비들을 KAIST와 공유하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방문한 현장에서는 한국타이어의 상품 내구성과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1층의 연구 모습을 직접 참관했는데 현장에서는 최대 250㎞/h의 속도에서 타이어 성능과 내구성을 구현하기 위한 시험이 진행중이었다.

차량의 고속 마찰과 특성시험, 회전저항과 마찰에너지 시험, 내구 마모시험, 소음측정 시험 등이 진행되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가상의 테스트를 수행하고 모든 특성값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설비인 ‘드라이빙 시뮬레이터(Driving Simulater)’ 테스트도 진행된다. 실제 트랙에서 테스트하지 않더라도 가상 환경을 통한 타이어 체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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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실내 모습.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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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돔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리드(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인증을 획득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1년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심사’에서도 인증을 받아 총 5개의 안전관리 우수 연구실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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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실내 에스컬레이터.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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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돔은 테크노플랙스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건축설계회사 포스터앤파트너스가 설계를 맡은 덕분에 마찬가지로 탁 트인듯한 개방감이 장점이었다. 테크노돔에서 연결성을 높여주는 요소는 1층과 3층, 5층을 바로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였다. 시선을 타고 올라가면 높이까지 이어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직원들이 여유롭게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연구공간은 대부분 하얀벽면이고 벽면이 없는 공간은 유리로 처리돼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연구소 특성상 입구 보안 절차가 까다롭지만 일단 건물 내에 들어서면 모든 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테크노링: 아시아에서 가장 큰 테스트 트랙세 번째로 방문한 태안의 테크노링은 테크노돔에서 연구된 타이어가 테스팅되는 공간이다.

테크노링은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 126만㎡(38만 평), 총 13개의 다양한 트랙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 최장 테스트 노면을 보유한 테스트 트랙이다. 현장에서도 최고 속도 250㎞/h 이상의 고속 주행 테스트가 가능하며 전기차, 런플랫, 슈퍼카용 타이어처럼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 등에 필요한 타이어 성능 테스트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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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링 전경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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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링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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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링 관계자는 “한국테크노링은 ‘테크노플렉스’의 중장기 전략 및 혁신 상품 기획, ‘한국테크노돔’의 타이어 원천기술 개발에 이은 최종 테스트베드”라면서 “한국타이어의 혁신 인프라를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슈퍼카부터 트럭과 버스까지 모든 차량 종류의 타이어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하며 통합 관제탑과 오피스동 등에서 타이어 성능에 분석도 가능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실제 포드의 트랜짓에 한국타이어의 제품을 장착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고기현 테크노링 운영팀장은 “1985년 대전공장에 위치했던 제동시험장을 점차 규모를 키워 옮겨오면서 2020년에 태안에 자리를 잡았다”면서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차량 62대를 보유하고서 최대한 안전하게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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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링 테스트 트랙 [한국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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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세 거점의 탁월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Q4 e-트론’, BMW ‘i4’, 폭스바겐 ‘ID.4’, 현대차 ‘아이오닉 6’, 테슬라 ‘모델Y’, ‘모델3’ 등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전기차 브랜드들과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위한 연구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박정호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겸 경영혁신총괄 부사장은 “최첨단 혁신 인프라와 철저한 분석을 통한 미래 시장 예측, 과감한 투자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가 있었기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성과를 나타내며 선도적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할 수 있도록 자사의 우수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하이 테크놀로지 기반 혁신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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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링 외부에서 주행을 기다리고 있는 고성능 차량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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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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