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이슈 미술의 세계

'물의 도시' 붉게 물들인 유영국의 강렬한 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영국의 첫 유럽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PKM갤러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점령한 K아트 열풍에 작고한 한국 거장들도 한몫 거들고 있다. 작가 이성자와 유영국 작품은 베네치아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돼 호평받고 있다.

이성자는 1965년 "내가 붓질을 하면 아이들이 밥 한 숟가락을 더 먹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남편의 외도로 아들 셋을 두고 쫓겨나다시피 1951년 프랑스로 떠난 지 10년이 넘는 동안 그는 아이들과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밥 한 숟가락 떠먹이듯 그는 붓질을 하며 기나긴 시간을 인내했다. 절절한 그리움이 밴 붓질은 폭발하듯 밀도 있게 화폭 위에 쌓여갔다. 이성자의 1960년대 작품이 유독 사랑받는 이유다.

이성자의 대표작 20여 점을 선보이는 '이성자: 지구 저 편으로'가 베네치아 아르테노바에서 열린다.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 개최하는 전시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독립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마리 전 관장은 관장 시절 과천 미술관에서 이성자 탄생 100주년 전시를 연 바 있다. 이성자가 재평가되는 데 일등 공신인 셈이다.

베네치아를 찾은 마리 전 관장은 17일(현지시간) 왜 지금 이성자냐는 질문에 두 가지를 꼽았다.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주제인 이방인이라는 정체성과 불교적 세계관이다. 그는 "인간을 자연을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라 물과 공기 등 자연의 일부로서 상호 연결적 존재로 바라보는 점에서 이성자는 선구자"라고 평가했다.

[베네치아 이향휘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