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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한강 ‘괴물’, 10년 만에 ‘퇴치’…2억 들여 설치한 조형물, 철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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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관광상품 취지로 조형물 설치

도시 미관·분위기 해친다는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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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 설치한 영화 ‘괴물’ 속의 조형물이 철거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해당 조형물은 제작과 설치에 2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지만, 관람객들 사이에서 흉물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 가운데 노후도가 심해 미관을 해치거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조형물들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해당 조형물은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전했다.

해당 조형물은 예산 1억8000만원이 투입돼 마표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높이 3m, 길이 10m 규모로 조성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4년 당시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조성물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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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의 괴물. 네이버 영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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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에 있는 영화 ‘괴물’의 대형 조형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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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00만명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개봉한 지 8년이나 지난 시점인 데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은 한강공원에 조형물이 들어서 도시 미관과 분위기를 해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공공 조형물의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한 ‘펀(FUN) 디자인’ 정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조형물은 적극 철거하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괴물 외에 다른 서울시 내 조형물도 함께 철거 심의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각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미술 조형물이 흉물 취급을 받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9년 공공조형물 건립·관리 업무를 체계화하라고 각 지자체에 권고한 바 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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