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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국가가 무자비하게 탄압” 文 4·3 추념사가 명예훼손?… 대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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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4·3 추념사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이 제기됐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4일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사업회)와 제주 함덕지서 경찰관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1년 4월 3일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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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2020년 4·3 사건 추념사에서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고 말했다. 이듬해에는 “국가권력이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업회와 유족들은 문 전 대통령이 4·3사건 진압을 지시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진압에 동원된 군경을 살인범으로 매도하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1년 8월 소송을 냈다. 청구 위자료는 각각 1000만원이었다.

이들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이 남로당 조직원들과 좌익 무장유격대의 무장 폭동을 미화하고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정통성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1·2심 법원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법원은 “피고(문재인)의 발언은 군경토벌대와 공산무장유격대원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가 다수 발생하였음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공산무장유격대에 의해 피살된 경찰관 등 희생자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추념사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춰 이승만 대통령이나 숨진 경찰관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적 표현이 있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거나, 그들에 대한 명예 감정, 추모 감정을 침해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심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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