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철강 232조' 따라 263만t 무관세…"中 대미수출 물량 이어받을 가능성 낮아"
中철강 대미 수출길 축소시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 심화 우려도
대선 유세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한국 철강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철강 분야에서도 대(對)중국 견제 조치에 들어가면서 정부와 국내 철강 업계는 철강 수출에 연쇄적인 파장이 발생할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정부와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한국의 철강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인 '철강 232조'를 적용하자, 고율 관세 대신 '쿼터 축소' 카드를 선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량은 2021년 200만t대로 축소됐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철강 물량이 제한적인 것이다.
그런 만큼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올려 중국산 수입 물량을 축소하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추가로 수출할 여지는 적다고 볼 수 있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 물량을 우리나라가 이어받을 수 있는 등의 직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국 트럼프 철강 관세부과, 중국 반발·반응 (PG) |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중국은 건설 경기 악화 등을 중심으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중국이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을 저가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1억t가량의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다.
철강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수요는 9억3천만t, 철강 생산량은 10억2천만t, 수출은 9천만t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1∼2월에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작년보다 1.6% 증가하고, 수출은 36% 증가했다.
따라서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 조치가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한 철강 시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은 현재도 많지 않다"며 "하지만 물량이 작든 크든 작든 크든 관계없이 중국이 미국 외 다른 나라로 수출을 돌린다면 전 세계 철강 업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중국 철강협회가 자국 내 철강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 등을 이유로 철강 생산량 감축 계획을 발표한 점에도 시선이 쏠린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따라서 다른 나라들도 중국에 대해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서 철강 공급 물량을 줄이는 시나리오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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