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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손웅정 "책 읽는 아버지 모습도 대물림… 운동선수도 책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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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아닌 지혜로 사는 삶에서 독서는 필수입니다. 죽을 때까지 배워야죠.”

“공만 잘 찬다고 해서 월드클래스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합니다.

세계일보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영웅인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에게 끊임없이 겸손과 성장을 강조하는 아버지. ‘독서광’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자신의 철학을 담은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출간했다. 축구 인생 50년, 독서 인생 30년. 삶에서도 운동에서도 평생 치열하게 살아온 손 감독이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한 인생 수업이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진 출간 간담회에서 “죽을 때까지 긍정적인 호기심을 갖고 배우면서 살아야 한다. 열정을 버리면 안 된다”고 밝혔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서점을 찾아 책을 고른다는 손 감독은 이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여는 열쇠는 책에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평한 시간을 좋은 습관으로 채우기 위해 어릴 적부터 책을 읽었다”면서 “독서는 사고력을 확장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운동선수들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두 아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손 감독은 “모든 건 대물림된다. 책 읽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독서 노트 기록 중 정말 좋았던 부분을 자고 있는 손흥민의 머리맡에 놓기도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학창시절 공부는 멀리했어도 책 읽기는 놓지 않았다. 책의 지식을 지혜로 승화시키기 위해 몇번이고 줄을 그었다. 세 번씩 읽으며 독서 노트까지 기록했다. 그리고 그 책이 진정 자신의 것이 되면 주저하지 않고 버렸다. 깔끔한 성격인 손 감독은 일단 청소부터 귀찮았다. 먼지가 쌓이는 걸 볼 수가 없었다. 또 책을 모으면 괜히 자랑하는 느낌이 들었다. 매년 200권이 넘는 책을 읽는다고 하니 보관도 쉽지 않았을 터. 그래서 이번 책의 제목도 ‘읽고 쓰고 버린다’이다. 인생의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그의 인생관은 독서 습관에도 스며들었다. “어떤 책이든 나를 성장시킬 수 있어요. 책에 편견도 편식도 없습니다. 해외에 있을 때는 그 나라의 역사서를 먼저 읽었고, 20대 후반엔 자기계발서, 지금은 노후에 관한 책들을 읽어요. 나이에 걸맞게 과정을 거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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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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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감독의 교육관은 확고하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돈이나 명성 따위의 성공이 아닌 개성과 재능을 마음껏 펼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손 감독은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개성과 재능을 살리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게 주체적인 삶”이라고 했다. 그래서 손 감독은 아들 둘이 어렸을 때 학교도 빼먹으며 세상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하려고 유도했다. “선생님이 애들 인생을 책임질 거는 아니잖아요.” 자식을 위해선 건방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손 감독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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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감독은 쉽게 포기하려는 청년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의 삶은 얼마나 짧은가”라며 “그렇게 소중하게 주어진 삶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 나왔으면 적어도 내 가족에라도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과거 손흥민에 대해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그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축구 실력으로도 인품으로도 더 성장해야 한다는 것. 손 감독은 “공만 잘 찬다고 월드클래스가 아니다. 인품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흥민이 역시 인품도 공 차는 것도 발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겸손’이다. 낮추고 숙이는 게 세상 사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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