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그래픽=이지혜 |
하나생명이 방카슈랑스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아직 보험 수익 규모가 크지 않아 투자 손실 여부에 따라 실적 변화가 크다. 인수합병을 통해 전체적인 규모를 키우지 않는 이상 자체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17일 하나생명의 결산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4억원을 기록했다.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전년(171억원)대비 117억원 줄었다.
하나생명은 IFRS17 도입에 발맞춰 2022년 하반기부터 방카슈랑스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방카슈랑스의 판매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었다. 2022년 9월 대면 영업을 전담할 설계사 조직인 하이브리드 채널을 신설하고, 10월에는 GA(보험법인대리점)에 상품 공급을 시작했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하이브리드와 GA 채널을 통해 각각 20억원, 146억원의 월환산보험료(MCP)를 올렸다. 지난해 보험손익은 97억원으로 전년 24억원 손실에서 121억원이 늘었지만 투자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고금리 지속으로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손실로 투자부문에서 36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129억원으로 전년(81억원) 대비 48억원이 늘었다.
하나금융이 올 1월 하나생명의 새 대표이사로 남궁원 전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을 보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남 대표이사는 자금시장 전문가로 보험이익을 높이고 투자영업 리스크를 잠재울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지주사는 기대했다.
남궁원 체제인 하나생명은 올해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장성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GA·하이브리드조직 등 채널 안정화를 통해 수익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투자부문은 안정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매매익을 통해 추가 수익 시현에 나선다는 목표다.
다만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면 채널을 통해 영업을 활성화하기에는 영업 조직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의 보험설계사 인력은 2022년 2월말 100명에서 올 2월말 기준 56명으로 1년 새 44명(44%) 줄었다. 대형사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 상품만 팔아야 한다면 설계사 이탈이 불가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연금·변액보험 상품 등을 팔아서 총자산이 6조원이 넘지만 바뀐 회계제도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CSM(보험서비스마진)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장성 상품이 유리한데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장성 상품을 팔기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명보험·손해보험 할 것 없이 건강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어느 때보다 GA 등을 통한 영업 경쟁이 치열한 것도 불리한 요인이다. 이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아니라 맨땅에 헤딩을 통해 규모를 끌어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