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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이란 제재 논의”…네타냐후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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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부품 반입 막고 석유 수출 금지할 듯

이, 서방 지원 힘입어 보복 시기 의도적 지연

궁지 몰린 네타냐후, 이란 공습 계기로 기지개

경향신문

이스라엘군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줄리스 군 기지에서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 당시 요격된 탄도미사일 잔해를 공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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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 본토 공습을 감행한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이미 각종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엔 작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이란 재보복 시기를 의도적으로 늦추며 심리적 압박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맹폭으로 국제사회 ‘왕따’로 전락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공습한 이란에 대해 며칠 내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프로그램, 이란 혁명수비대와 국방부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 공급을 막고 타격을 입히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란의 석유 수출 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이란은 지금도 계속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핵심 자금줄로 꼽히는 석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U도 이날 27개 회원국 외교장관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종료 후 “일부 회원국이 이란 제재 확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란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로 흘러가는 무기와 자금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외신들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 미국과 EU가 일제히 이란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앞서 전 세계 32개국에 이란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는데, 미국과 EU가 이에 화답하며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에 전면전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 보복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가자지구 무차별 폭격으로 비난을 받아온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 이후 오히려 서방의 막대한 지원을 받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불과 2주 전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송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직면했었다”며 “하지만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서둘러 이스라엘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 지원 속에 이스라엘은 이란 재보복 수위를 조절할 만큼 여유를 찾은 분위기다. 이스라엘 소식통은 이날 전시내각 회의가 끝난 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현재로선 잠재적 대응을 미뤄 이란이 계속 추측하도록 만들게 해도 손해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그들(이란)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동시에 가자지구 공격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으로 진격해 피란민들이 모인 학교를 포위했고, 남부 라파에서도 공습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라파 주택 한 채를 폭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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