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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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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긴급진단]삼중고에 휘둘린 코스피, 조정 불가피 "추세 하락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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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금리·환율에 발목 잡혀

외국인 매수세 주춤하면서 수급 공백

펀더멘털 개선 추세 유효…2500선 대응 권고

겹악재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주 27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17일에는 장중 2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에 금리 인하 기대감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으며 이런 요인들이 달러 강세를 지지하면서 환율이 치솟자 그동안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도 선물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추세적 하락 전환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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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04포인트(0.42%) 하락한 2598.59를 기록했다. 전일 급락에 따라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하며 장중 2600선이 무너졌다.

전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까지 오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 넘게 하락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일 환율이 장중 1400원까지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한 점이 주가 하락 요인"이라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3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미국 경제 호조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고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6%까지 상승한 점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 때문에 증시 낙폭이 커졌다"면서 " 환율을 움직인 배경은 미국의 실물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관련 기대심리가 계속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환율이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그동안 증시를 떠받쳐온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321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선물시장에서는 4조6732억원을 팔아치웠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 측면에서 그동안 시장이 잘 버텼던 요인 중 하나가 외국인"이라며 "외국인 매수가 주춤하다 보니까 여러 이슈에 대한 수급 공백이 낙폭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내외 변수로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 현물을 많이 팔지 않고 선물을 많이 팔았는데, 선물을 파는 것은 헤지용 목적이 크다"면서 "현물을 크게 매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하락 추세로 베팅을 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려운 듯하다"고 짚었다. 이어 "향후 사후적으로 확인해야겠지만 현물에서 업종 구분 없이 바스켓으로 셀코리아를 하면 그게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는 의미인데 현재는 많이 샀던 반도체는 팔고 현대차 같은 종목은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당분간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추세적인 하락 반전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소매판매 호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환율 급등 등 단기적인 조정은 피할 수 없겠으나 리스크 심리가 완화될 경우 기업 실적 호조, 중국 경기 회복 등을 바탕으로 대형 수출주부터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말 발표될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불안심리가 완화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 부장은 "3월 PCE 물가지수를 확인하며 불안심리가 진정되고 채권금리, 달러화 되돌림 과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후 외국인 선물매도 완화, 매수 전환으로 단기 반등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5월 전반부에 2700선 중후반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반등 지속은 금리, 환율 우려가 완화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팀장은 "현재의 악순환 고리가 끊겨야 시장 반등이 나온다"면서 "악순환의 첫 번째는 금리고 두 번째는 달러고 세 번째가 유독 약한 원화"라고 짚었다. 그는 "가령 미국의 금리나 달러가 강하더라도 국내 금융당국이 개입해 원·달러 환율이 급락을 한다든지 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시장을 안심시켜 미국 장기금리가 떨어져야 한다"면서 "장기금리가 떨어지면 달러도 떨어지고 환율도 안정된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회복 추세에 있고 기업 실적도 나아지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2500선대에서는 매수 대응을 고려해도 된다는 조언도 있다. 오 센터장은 "중동 리스크와 Fed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 추가적인 주가 하락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난 1월 주가 급락 당시 코스피 하방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1배 수준인 2510선까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하락 요인이 국내 주식시장 펀더멘털 흐름을 바꾸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코스피 2500선대에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는 등 실적 개선 가시성은 확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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