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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초강달러 위협에 세계가 나선 환율 다잡기, 한·일 양국 첫 공동 구두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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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회의 계기로 한일 재무장관 면담

중동 위기에 세계 강타한 강달러 기조

한일 재무장관 함께 “적절 조치” 발표

이창용 한은 총재도 나서 환율 다잡기

“시장 안정화 조치, 충분한 수단 있다”

헤럴드경제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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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워싱턴DC)=김용훈·홍태화 기자] 한일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와 엔화 통화 가치가 급락한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일 두 나라의 경제수장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이 개별 국가의 환율 문제를 넘어서 전세계에 공동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다”며 연일 환율 다잡기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WB)에서 면담을 갖고, 최근 양국 통화의 가치하락(절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양국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등 중동 정세의 불안이 심화하고 위험회피 심리도 커지면서 그 폭은 최근 더 커졌다.

실제 중동발 위기와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오른 환율(원화가치 절하) 상승분은 16일 장중 고점(1400.0원·서울 외환시장) 기준으로 총 52.90원, 3.93%에 이른다. 엔화 역시 마찬가지다. 엔화는 뉴욕 시장에서 1달러당 154.45엔까지 하락해 1990년 6월 이래 거의 3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장관은 이날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사실상 양국의 공동 구두개입성 발언이다. 두 나라 경제수장이 만나 외환시장에 대한 입장을 함께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율 문제를 국제적으로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한일 재무장관이 만나 명시적 스테이트먼트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환율 상황에 대해선 구두개입을 하지 않은 나라를 찾기 어려운 만큼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양국이 함께 적극적 개입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미국에 대한 압박의 차원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연일 환율 다잡기에 나섰다. 한은은 전날 기획재정부와 지난 2022년 6월 13일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으로 국장 공동명의 구두개입에 나섰다. 특히 이날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직접 나서 과도한 변동성을 경고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현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변국(일본과 중국)의 엔화와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적극적인 개입 의지도 피력했다. 이 총재는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선 “시기가 지연될 수 있지만, 올해 안에 언젠가는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은 최근 세계 경제 동향과 양자, 다자 무대에서의 양국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양자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국제, 역내 이슈에 있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인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양국 재무부는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속한 시일 안에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의 일정 등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최 부총리는 오는 17일에는 스즈키 일본 재무장관과 함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까지 사상 처음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다. 이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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