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육성 자금조달 방법 고심…'자본시장 통합' 다시 수면위로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이란 제재 등도 논의 예정
3월 열린 EU 정상회의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제조업 위기 속 글로벌 경쟁력 회복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연다.
EU 고위 당국자는 정상회의 하루 전인 16일 오후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의는 유럽의 경쟁력과 경제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정학적 상황에 더해 높은 에너지 가격 및 사회적 비용 문제도 있고, 경쟁국들이 쏟아붓는 보조금 문제 등 이 모든 요소는 유럽 경제를 상당히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유럽 경쟁력 계획'(European Competitiveness Deal) 수립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는 올 초 EU 상반기 의장국 벨기에의 의뢰로 작성한 단일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담은 특별 보고서를 이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다.
'경쟁력'이 이번 회의 핵심 안건이 된 건 제조업을 중심으로 EU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유럽 내 위기감이 고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의 이달 발표에 따르면 2월 기준 EU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년간 유럽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약 100만 개가량 사라졌다는 유럽노동조합연맹(ETUC) 보고서가 지난달 발표되기도 했다.
EU가 녹색산업 육성을 가속하려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투자 유출, 중국산 과잉 의존에 따른 유럽 시장 잠식도 우려 대상이다.
이에 벨기에 정부와 별개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게 경쟁력에 관한 자문 보고서 작성을 의뢰한 상태다. 드라기 전 총재의 보고서는 6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한 여러 요소 중에서도 공공 및 민간 자금조달 확대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특히 장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처음 제안됐다가 회원국간 이견으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자본시장동맹'(CDU) 구축 문제가 다시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동맹은 국가 간 투자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도록 27개 회원국의 자본시장을 통합하는 개념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정상회의를 앞두고 27개국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EU 기업들은 자금조달 장벽에 직면해 있고 사업 확장 및 혁신을 위한 신규 자본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너무 오랫동안 지연된 자본시장동맹에 관한 진전을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중동 정세에 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예정이다.
EU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이란 양쪽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에 자제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오후 긴급히 열린 외교장관회의 결과를 토대로 대(對)이란 추가 제재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 체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회원국 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EU 당국자는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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