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달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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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이란으로부터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 작전을 벌이기 전 미리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미국이 공습 ‘사전 통보‘ 여부를 놓고 벌이는 진실 공방에 EU 외교 수장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보렐 고위대표는 16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해 “며칠 전 미리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 후 이란 외무장관은 내게 군사 시설만 표적으로 삼았다고 하면서 이것이 통제된 대응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격은 실질적인 피해를 주려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보복 자체에 의미를 둔 제한된 범위의 작전이었다는 취지이자, 공습 전후로 EU와 이란 사이에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또 “우리가 피해를 주고 싶을 때 (목표물에) 도달하기까지 6시간이나 걸리는 무인기(드론)를 보내지는 않는다“며 “미사일과 드론이 격추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란의) 전략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번 공격이 정당화되거나 (그 책임이) 완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보렐 고위대표의 발언은 해당 작전의 사전 통보 여부를 두고 미국과 이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작전 개시 이튿날인 14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공격 72시간 전, 미국과 주변국에 ‘이란의 대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일부 외신은 튀르키예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이란에 ‘일정한 한도’ 내에서의 작전을 주문했다”고도 보도하면서 미국·이란 간 ‘사전 조율’ 의혹까지 불거졌다.
미국이 정말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묵인했다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명백히 거짓이고, 터무니없다”며 “이란은 공격 시기나 표적, 방식 등에 대한 메시지를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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