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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문재인의 사냥개, 얼치기 좌파" 연일 쓴소리 홍준표…성난 보수 민심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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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2024 대구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4.02.21.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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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사람 데리고 왔는데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

"살다 보니 분수도 모르는 개가 사람 비난하는 것 본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입이 연일 거칠다. 타깃은 4·10 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정치권에선 당의 중진 원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군인 홍 시장이 향후 당권 재편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라는 별명처럼 탄산음료 같은 직설화법으로 그동안 보수 지지층의 호응을 끌어냈던 만큼 최근 일련의 비판 행보를 통해 선제적으로 성난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함으로써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전날 오후 7시쯤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다시는 우리 당에 얼씬거리지 마라"는 글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썼다가 돌연 삭제했다. 이날 홍 시장은 "같이 들어온 얼치기 좌파들과 함께 퇴출당할 것" "조용히 본인에게 다가올 특검에 대처할 준비나 해라" "2017년 문재인 앞잡이로 철없이 망나니 칼춤 추던 거 생각하면 송신하다" 등과 같은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4·10 총선 패배 이후 연일 한 전 위원장을 거칠게 비난하고 있다. 지난 14일엔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사람(한동훈) 데리고 왔는데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고 일갈했다. 지난 13일에는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것"이라며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일에도 "깜(냥)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 놀이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말아먹었다"고 했다.

이러한 홍 시장의 거친 언사를 두고 당내에서 반발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날 '73년생 한동훈'의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 대학교 교수는 SNS를 통해 홍 시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 망했다고 잔치라도 난 듯 경망스러운 언행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심 교수는 "내가 한동훈을 밀치고 대선에 나가고 싶은 홍준표라면 '이제 우리가 윤석열 정권을 지키자'고 할 것"이라고 했다.

'친한파'로 분류되는 김경률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달 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건 강형욱 씨가 답변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홍 시장에 대한 정확한 반응은 강형욱 씨가 제일 정확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강형욱 씨는 '개통령'으로 알려진 반려견 훈련 전문가인 만큼 김 전 위원이 홍 시장을 개에 비유한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 비판을 '인신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총선에 참패하고 기다렸다는 듯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는 무리가 등장한다. 깜냥도 안 되면서 아이돌로 착각 등등은 비평이 아니라 무자비한 인신공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이러한 당내 반발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 청문홍답 코너에서 "맞는 말이라고 해도 계속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오기 쉽다"는 한 지지자의 지적에 "지나고 보면 내 말이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시장은 "냄비 근성은 버려야 한다. 그것 때문에 늘 보수우파들이 당하는 것"이라며 "나는 이미지 정치는 안 한다. 옳고 그름만 따진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권 안팎에선 잠재적 차기 대권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해 홍 시장이 선제적으로 견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당시 후보를 이겼지만, 당원 조사에서는 졌다. 이에 따라 홍 시장이 다음 대선에서 여권의 후보로 나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당심'을 얻어야 하는데, 최근 일련의 한 전 위원장 비판 행보가 정통 보수 당원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삼류 유튜버들이야 고려의 가치가 없지만, 그걸 두고 대선 경쟁자 운운하는 일부 무식한 기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망발도 가관"이라고 대꾸했다.

일각에선 총선 패배로 어수선해진 보수층의 민심을 결집하기 위한 홍 시장의 전략적 행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홍 시장은 전통적 보수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는 TK 거물 정치인이다. 보수의 적통을 자임하는 홍 시장이 영남권 보수층의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는 비판의 화살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향하는 것을 막는 한편, 명확한 책임소재를 제시함으로써 성난 민심의 탈출구를 열어주고 있다는 얘기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집권여당이 궤멸적 패배를 당한 상황에서 어디론가는 분노한 보수층 민심이 분출할 수 있는 출구를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TK 전통 보수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홍 시장마저 윤 대통령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는다면 윤석열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고 지지층의 민심 이반도 우려되는 만큼 홍 시장이 전략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한 전 위원장 쪽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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