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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복귀 조건으로 복지장관 아닌 ‘차관’ 경질 내건 전공의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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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박민수 2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4.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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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15, 16일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대 증원 정책을 총괄하는 조규홍 장관 대신 박 차관을 정조준한 걸 두고 정부 안팎에선 ‘이례적인 일’이란 반응이 나왔다. 총선 전 의대 교수들 역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자리에 박 차관 경질을 요구하는 등 의정갈등 장기화 속에서 박 차관이 의사들의 ‘집중 타깃’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 전공의 “박 차관 경질해야 복귀”


16일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대표는 전공의 150명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전공의 절반은 복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복귀 선행 조건으로는 박 차관 경질도 있다”고 밝혔다. 전날도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 등이 연 기자회견에서 “박 차관이 경질될 때까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2월 6일 의대 증원 발표 직후부터 총선 전까지 거의 매일 진행되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도맡으며 마이크 앞에 섰다. 또 정부를 대표해 토론회와 인터뷰에 적극 참석하며 ‘스피커’ 역할을 해 왔다.

정부에서 장관이 중요 정책을 발표하고 차관이 언론 대응에 나서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조 장관이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보니 복지부에서 잔뼈가 굵은 박 차관이 높은 현안 이해도를 바탕으로 더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1992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30년 넘게 복지부에서 근무하며 의료 관련 전문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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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가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15.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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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 발언’으로 의사들 감정 악화

의사들은 박 차관이 브리핑 등에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감정이 크게 상했다고 입을 모은다.

박 차관은 전공의 이탈 직전인 2월 16일 중수본 브리핑에서 “(과거처럼) 사후 구제, 선처 이런 건 없다.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이후에도 “의사단체의 엘리트 지위와 특권의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 “의사가 현장에 하나도 안 남으면 전세기를 내 환자를 치료하겠다. 모든 비용은 (의사들이) 책임져야 할 것” 등의 발언으로 의사들의 반발을 샀다.

2월 19일에는 “독일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적 없다”고 하면서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 의새는 온라인에서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복지부는 “단순한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의사들 은 “고의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부글부글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깐깐한 인상으로 연일 명령과 겁박을 하니 감정이 좋을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박 차관이 대통령실에 의료계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다. 서울의 주요 의대 교수는 “박 차관은 2000명 증원이 무리라는 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현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 과장이던 10여 년 전에도 의사들과 악연

박 차관과 의사단체의 악연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2년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으로 근무하던 박 차관은 포괄수가제(치료행위를 한 패키지로 묶어 미리 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 도입에 앞장서며 의사들과 충돌했다. 당시 한 방송에서 “의사 진료 거부는 있을 수 없고 이런 불법을 획책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가 ‘밤길 조심해라’ 협박성 문자를 받고 이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다만 박 차관이 전공의들의 요구처럼 경질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차관은 원칙론을 강조하는 ‘악역’을 맡은 것”이라며 “장차관 인사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의 경질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문자메시지로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만 답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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