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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대법, '15개월 딸 학대치사 후 시신 유기' 친모 징역 8년6개월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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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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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딸을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뒤 시신을 3년 가까이 유기한 친모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16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사체은닉,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모씨(36·여)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내린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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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서모씨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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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죄의 성립, 증거재판주의, 사체은닉죄에서의 공모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서씨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서씨는 15개월 된 자신의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딸이 숨진 뒤에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전 남편 최모씨(31)와 함께 육아수당과 아동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18년 8월 최씨와 혼인한 서씨는 2019년 8월∼2020년 1월 왕복 5시간 거리의 서울 구로구 소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던 최씨를 면회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시 자택에 생후 15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했다.

남편 최씨가 수감된 이후 두 자녀를 홀로 양육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서씨는 자신의 딸을 혼자 집에 둔 채 아들만 데리고 일주일에 약 3~4일, 해당 기간 총 70회 최씨를 면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딸이 출생한 이후 한 번도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고, 생후 1개월이 된 이후로는 영아에게 맞춰야할 필수 기초접종조차도 접종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딸이 숨지기 약 일주일 전부터 열이 나고 구토를 하는 등 아팠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2020년 1월 4일에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당시 5세였던 아들과 아픈 딸을 집에 둔 채 혼자 외출했다가 18시간 만인 다음날 낮에 귀가했다.

2020년 1월 6일 딸이 사망하자 딸의 시신을 자신의 집에 보관하던 서씨는 2020년 2월 중순 자신의 어머니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시신을 어머니 집으로 가져가 보관했고, 최씨가 출소한 뒤 2020년 5월 초순경 다시 최씨와 함께 딸의 시신을 가지고 나와 이곳저곳 장소를 옮겨가며 2022년 11월 14일까지 보관했다

서씨와 최씨는 딸이 사망한 이후에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2020년 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총 29회에 걸쳐 330만원의 양육 수당 또는 아동 수당을 부정하게 타내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21년 8월 이혼했다.

1심 법원은 서씨에게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했다. 서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징역 5년, 사체은닉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월을 각각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재판에서 서씨 측은 생활고로 인해 이상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측면은 있지만, 아픈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는 등 유기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사 서씨의 유기행위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딸의 사망 시점은 검사의 주장(2020년 1월 6일)과 달리 2020년 1월 4일이기 때문에 서씨의 유기행위와 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서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가장 가까이서 양육·보호할 책임자로서 건강검진이나 필요한 접종도 하지 않았고, 건강 이상 신호가 있었음에도 장기간 외출을 반복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했다"라며 "피해자의 시신을 은닉한 방법도 죄질이 좋지 않고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서씨와 함께 서씨 딸의 시신을 유기한 공범 최씨에게는 징역 2년4개월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1심보다 형량을 1년 늘려 징역 8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서씨의 사체은닉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한 반면,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1심보다 1년이 늘어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생후 10개월 내지 15개월에 불과해 보호자의 절대적인 보호와 양육이 필요한 피해자에 대해 필수예방접종 및 영유아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고, 약 4개월 간 70차례 각 5시간가량 피해자를 홀로 집에 방치한 채 외출했다. 이후 피해자가 호흡기증상이 일주일간 계속됐음에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18시간가량 외출했고, 그 사이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돼 분유도 소화하지 못한 채 토하고 계속 잠을 자려고 할 뿐 몸에 힘이 없는 등 위급한 상태가 됐음에도 의사의 진료를 받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라며 "그 후에도 제 때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시체를 은닉한 채 아동수당 및 양육수당을 지급받았다. 이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연령과 요보호 정도, 피고인의 범행경위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 초기에 다른 아동을 피해자인 것처럼 제시하거나 피해자가 실종됐다고 진술해 수사기관을 기망하려고 했고, 원심법정에서도 피해자가 2019년 8월경 사망했다고 주장하면서 최씨에게 본인과 말을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보인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서씨가 재판 중 증인에게 위증을 강요한 점과 부정수급한 수당을 반환하지 않은 점 등도 서씨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는 1심이 선고한 징역 2년4개월 형을 유지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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