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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푸바오’ 다시 한국으로 데려와야” vs “데려와 전시하는 건 동물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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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푸바오 데려오자” 제안에…찬반 논쟁

세계일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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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사랑을 받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오자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측은 조만간 공식입장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는 중국으로 옮겨진 푸바오가 계속 구르는 영상을 놓고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에 대해 "크게 걱정해야 하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푸바오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른바 '감시'하는 중국 사생팬 등장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공원 측 “조만간 공식입장 내겠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푸바오 관련 민원이 수십건 게재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시가 푸바오를 한국으로 데려와달라는 내용으로, 그 시작은 지난 8일 김모 씨가 올린 '중국(으로) 반환된 판다 바오를 서울대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게 배려 부탁합니다'라는 글이다.

김씨는 "서울시에서 중국에 반환된 푸바오를 (서울대공원에) 유료로 임대해 서울시민과 중국 관람객들이 한국과 중국의 우호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게 배려 부탁한다"고 전했다.

내달 8일이 투표 마감인 해당 글은 이날 기준 1100여 건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50개 이상의 공감을 받음에 따라 관련 부서는 해당 민원에 대해 검토한 뒤 답변을 내놔야 한다.

이밖에 상당수 글 역시 김씨처럼 푸바오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대공원으로 데려오자는 내용으로, 수백 개의 공감을 받은 글도 여럿이다.

서울대공원 측은 현재 해당 안건에 대해 검토 중으로, 조만간 푸바오와 관련한 민원 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푸바오, 다시 한국으로 올 가능성 매우 낮아”

다만 검토에도 푸바오가 한국으로 다시 올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판다 외교'로 불리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는 물론 푸바오를 다시 데려왔을 때 필요한 예산 역시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일단 중국 정부가 (푸바오에 대한) 임대를 허용해줘야 하는데, 허용하더라도 예산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나 서울대공원은 에버랜드처럼 사기업이 아니라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같은 주장에는 '동물 중심'의 사고가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조만간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겠지만, (푸바오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오자는 등의 주장은) 너무나도 '사람' 중심의 것"이라며 "물건도 아닌 하나의 생명체인 푸바오를 푸바오가 태어나고 자란 에버랜드도 아닌 엉뚱한 서울대공원으로 다시 또 데려오자는 주장에는 동물 중심의 사고가 빠졌다"고 우려했다.

시민들 사이에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상상대로 서울'에 민원 글을 게재한 이 모 씨는 "푸바오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와 전시하는 것은 동물 학대"라며 "매년 중국에 지불해야 할 억 단위의 임대료와 관리비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박, 해당 안건 역시 50개 이상의 공감을 받았다.

◆강철원 “푸바오 계속 구르는 모습, 걱정할 일 아냐”

이런 가운데 에버랜드는 지난 11일 푸바오 소식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 강 사육사와 진행한 영상 인터뷰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강 사육사는 "구르는 영상은 사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접했던 부분"이라며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안 좋을 때, 요구 사항이 있을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구르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푸바오는 중국에서도 사육사와 교감을 원하거나, 사육사에게 뭔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구르는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크게 걱정해야 할 행동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국가공원이 공개한 내실 CCTV 영상을 보면 푸바오가 계속해서 구르기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접한 일부 팬들 사이에선 푸바오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푸바오를 중국에 데려다주고 온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중국 이동과 검역 과정을 잘 적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역시 '푸바오는 푸바오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대처하더라"라며 "마치 '할부지, 봤지? 나 잘할 수 있다고 했잖아'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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