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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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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 타임슬립으로 다시 쓰는 성공기 '상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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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상남자


웹툰 '상남자'는 네이버웹툰에서 2020년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작화 및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요일 웹툰 상위권에 올랐다. 오로지 성공만을 바라보며 평범한 직장인에서 유명 기업 CEO 자리까지 오른 주인공이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궁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만화전문기획사 재담미디어가 웹툰 기획 및 제작을 맡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영상 자회사인 스튜디오N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상남자'는 개인 혹은 집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현상 '타임슬립'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타임슬립은 2개 또는 그 이상 서로 연결된 타임라인을 갖는다. 어떤 사람 또는 집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을 거스르거나 앞질러 과거 또는 미래에 떨어지는 일이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도 타임슬립을 소재로 했다.

우연히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는 사고에 가까운 초자연현상이라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여행과는 구분된다.

시간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으며 장소마다 다른 속도로 지나간다는 게 기본 전제다. '상남자' 속 '한유현'처럼 시간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 교수 주장에 따르면 시공간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인간의 미약한 인력은 시공간을 아주 약간 왜곡한다. 하지만 항성이나 우주·블랙홀처럼 거대한 물체는 시공간을 크게 왜곡할 수 있다. 큰 시공간 왜곡을 이용해 타임머신을 제작할 수 있다는 가설이 하나다.

두 번째는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하는 블랙홀을 이용한 시간여행이다. 리처드 고트 프린스턴대 천체물리학 교수의 '우주의 끈'이라는 가설에 따르면 우주 끈은 빅뱅 잔해로 남은 가는 끈 형태 에너지다. 우주 끈 폭은 원자보다 작지만 밀도는 매우 높다. 우주 끈 1m가 지구보다 더 큰 중력을 발생시킨다. 무한대 우주 끈 2개가 빠르게 교차하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물리학계는 타임슬립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개념으로, 영상콘텐츠 등 창작물에서 주로 활용된다. 개연성을 무시하고 감동적이거나 드라마틱한 상황을 쉽게 연출할 수 있어 판타지 또는 공상과학(SF) 소재 창작물의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문학 용어)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또는 '과거 잘못을 바로잡아 현재를 더 좋게 만들고 싶다' 등 한 번은 생각하게 되는 희망을 실현, 독자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한유현도 타인은 모르지만, 자신만이 아는 정보를 활용해 부를 선점하고, 주변 사람을 챙기며 과거를 바꿔 나간다.

한편, 타임슬립 개념 시초는 19세기 마크 트웨인의 소설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타임머신류와 가장 큰 차이는 주인공은 시간을 뛰어넘는 일에 대한 제어능력이 없고 과정을 이해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원리가 독자나 시청자에게도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이후 1964년 필립 K. 딕이 펴낸 '화성의 타임슬립'이라는 소설과 영국 한 방송사에서 1970년 26부작 어린이 공상과학 드라마 '타임슬립'을 방영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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