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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증시 힘 빼는 ETF···비트코인 허용시 밸류업 힘 더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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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주식형 4조·채권형 3조 유입

국내주식형은 1조 늘어나는데 그쳐

순자산 증가에도 증시 견인역할 못해

비트코인ETF마저 나오면 이탈 심화

증권가 "액티브 상품 활성화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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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갈길 먼 한국 증시에 상장지수펀드(ETF)가 주가지수를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힘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가 국내 주식이 아닌 해외 주식이나 금리 투자 용도로 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ETF마저 등장하면 국내 증시의 투자자 이탈을 막을 수 없어 국내 증시 수익률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15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 ETF에 유입된 순자금은 1조 221억 원이다. 해외주식형(4조 2642억 원), 금리 등 단기자금형(3조 2424억 원), 국내채권형(2조 9991억 원) 등과 비교해 2조~3조 원 가량 적다. 특히 최근 일주일 새 해외주식형(2638억 원)과 국내채권(2575억 원)이 자금을 끌어모으는 동안 국내주식형 ETF 순자금은 오히려 2265억 원 순유출됐다.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주식형보다는 해외주식형이나 금리형 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선 ETF 규모가 커질수록 증시로 유입되는 투자금이 늘면서 주가지수가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난다. 순자산 규모가 큰 ETF 대부분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자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국내주식형 ETF 중에선 역사가 오래된 ‘KODEX 200’이나 ‘TIGER 200’ 정도만 자산운용 상위권일 뿐 나머지 대부분은 금리형이나 해외주식형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ETF 투자를 늘리면서도 국내주식형을 외면하는 건 낮은 수익률에 기인한다. 국내 증시는 수년째 박스권 행보인 반면 미국은 꾸준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이후 ETF를 해외주식 투자 등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점차 이탈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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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ETF가 국내 주식시장과 경쟁 관계인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제도권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도 악재로 꼽힌다.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계기로 국내주식 외면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생·상장·거래 허용을 공약으로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22대 국회에서 허용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가상자산 관련 2단계 법안 입법 추진 과정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 당국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돼 가상자산 투자가 집중될 경우 국내 증시 힘이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주식과 달리 코인 투자금은 생산적인 곳에 쓰인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었지만 거래소 등을 불신해 망설이던 투자자 입장에선 현물 ETF가 나오면 신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이탈을 막기 위해 주식형 액티브 상품을 활성화해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패시브 ETF가 기초 지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한다면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도 국내 증시 상황에 따른 도입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박윤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이 코로나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ETF와 국내 주식시장 공존을 위해선 자국 주식형 상품 활성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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