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후폭풍]
與 “보수 궤멸 위기” 자성 목소리
“용산 바뀌도록 당이 만들어야”
“물가 안정 등 서민정책 집중을”
“집권 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국민의힘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국민의힘이 4·10총선에서 108석을 얻어 개헌저지선(100석)을 간신히 넘기는 참패를 당하자 수도권 지역 당선인과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보수가 궤멸 위기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당과 정부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야당과의 관계에서 제 역할을 못 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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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선인은 이날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민심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엄중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5선 국회의원이 된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참패 원인에 대해 “수도권 승리에 필요한 민심 읽기, 전략, 메시지 등이 너무나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여당 최연소 당선인인 34세의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도 “이러다간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집권 여당을 향해 회초리가 아닌 쇠몽둥이를 들었다”며 “재창당에 준하는 혁신, 내각과 대통령실을 새롭게 구성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민의 질책은 준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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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중진들은 야당과의 협치와 민생, 의료 공백 문제 해소를 대안으로 내놨다.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갑)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한다. 협치를 위해 대통령실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안 당선인은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5선 도전에 성공한 권영세 당선인(서울 용산)은 통화에서 “총선에서 여당은 야당을 심판하려 했지만 오히려 국민은 민생의 책임을 여당에 무겁게 물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6선인 조경태 당선인(부산 사하을)도 “국정 운영에서 좀 더 정치력을 발휘해 물가 안정 같은, 당장에 민생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서민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당선인 가운데도 윤 대통령의 불통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윤계인 한 영남 지역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에 당이 총선을 치를 정도로 지지율을 겨우 회복했다. 그게 딱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 한 방으로 가버렸다. 결국 당이 용산이 바뀌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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