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상대로 ‘개헌 저지선’ 겨우 지킨 與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로 사령탑 부재
책임 소재 놓고 분열…‘용산 책임론’도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로 사령탑 부재
책임 소재 놓고 분열…‘용산 책임론’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총선 패배에 따른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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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제 책임”이라며 전격 사퇴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총선 패배와 사령탑 부재로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 정당별 의석 수는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으로 확정됐다.
비례대표 의석을 제외하더라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지역구 254곳 중 161곳(63.4%)에서 승리함으로써 22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입법 권력을 쥐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곳에서 승리하며 개헌 저지선(비례대표 포함 100석)을 간신히 사수했다.
지난 3개월여간 당의 진두지휘를 맡았던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한다”며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악수한 뒤 곧 당사를 떠났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제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전격 사퇴했다고는 하나, 당 내부에서는 총선 참패의 책임 소재 등을 두고 ‘눈치게임’도 벌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발(發) 각종 악재가 작용했다는 데서 ‘용산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총선 패배에 따른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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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 CBS,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운영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그게 표로 증명된 선거”라면서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제대로 바꾸고, 당정관계를 건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전에 당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부터 일반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저 또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혼란스러운 당의 지휘를 누가 맡을지에도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선 등극에 성공한 나경원 후보,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당선된 안철수 의원, ‘명룡대전’에서 패한 원희룡 후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어느 한 명으로 이견이 좁혀진 상황은 아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정치 초보’여서 나타난 한계란 얘기도 있고, 또 한 위원장이 이끌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면서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잘했고, 못했고가 아니라 당을 재정비하고 유권자들을 다독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냉정하게 생각해볼 때 당원들이 너무 한 위원장만 바라보며 각자의 본분에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며 “우리가 제시했던 공약, 그간 펼쳐온 정책, 내보여온 인물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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