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광주 서구갑에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어 2위
득표율 17.8%로 공직선거법 선거비용 전액 보전 기준 15% 넘겨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 돼 구치소에 수감 중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옥중 연설’을 펼치고 있다. 자막으로 본 송 대표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해 인천 계양구 지역구를 양보했다’는 주장이 눈에 띈다. 유튜브 채널 ‘송영길TV’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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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광주광역시 유권자들과 악수 한 번 못하고도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득표율이 15%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송 대표는 광주 서구갑 전체 유권자 총 12만4977명 중 8만3480명이 표를 던져 이 중 무효표(1249표)를 제외한 총 8만2231표 중 1만4292표를 얻으면서 득표율 17.38%를 기록했다. 5만6267표를 받은 조인철 민주당 후보의 68.42%에 이은 2위다. 하헌식 국민의힘 후보는 7498표로 득표율 9.11%를 기록했고, 강승철 진보당 후보는 4174표를 받아 5.07%에 그쳤다.
송 대표는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했고,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송 대표는 득표율이 15%를 넘기면서 선거비용도 전액 보전받게 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할 경우 선거 비용 전액을, 10∼15%를 득표할 땐 선거 비용의 절반을 국고에서 보전해준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금 부족으로 서울·광주·인천·목포 등 몇 군데 밖에 공보물을 못 보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진 송 대표는 낙선한 하 후보나 강 후보와 달리 선거비용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재판부의 보석 청구 기각이 민주주의 핵심인 ‘참정권’ 침해라며 지난 2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간 송 대표는 총선 본투표 하루 전날인 9일 소나무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무능한 윤석열 독재하에 고생하는 국민의 아픔을 단식을 통해 절절히 느낀다”고 밝혔었다. 목포에 출마한 같은 당 최대집 후보와 다른 비례대표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지원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송 대표는 보수·진보 언론은 물론이고 여야 정당으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고 불만도 드러냈다.
특히 ‘진정 윤석열 검찰독재 탄핵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소나무당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한 송 대표가 “민주당의 침대축구 보기 싫지 않느냐”며 “송영길과 소나무당의 원내 진출이 필요하다”고 내세워 주목됐다. 민주당 저격으로 비치는 대목에서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을 갖고도 추미애 장관만 사실상 해임시키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무서워, 조중동 역풍이 무서워, 비호했던 세력이 현직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과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할 결기가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송 대표 ‘보석 촉구’에 일언반구도 없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지적했던 당의 지난달 보도자료와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송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KBS 광주방송총국의 녹화 선거 방송 연설에서 “광주 서구갑 유권자 여러분, 윤석열 검찰 독재의 정치 보복으로 감옥에 갇힌 송영길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해 인천 계양 지역구를 양보했다”고 강조한 송 대표는 “집 없는 나그네처럼 지난 1년간 윤석열 검찰 독재와 맞서 거리에서 싸웠다”고도 지난날을 돌이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신의 ‘멘토’로 언급한 송 대표는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를 위해 광주 서구에 송영길 소나무를 심어달라”며, “거리에서 아내와 딸, 아들이 저를 대신해 저의 사진 팻말을 목에 걸고 선거운동하는 것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가족 간의 사랑과 믿음으로 광주 서구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각오도 다졌다.
송 대표는 “민주당의 독점 광주 정치가 변두리가 됐다”며 민주당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21대 국회에서 8명 국회의원 모두 민주당 초선이었고, 존재감이 없었다”며 “전국적 정치인이 없었고, 제대로 검찰 독재와 싸우는 의원이 안 보였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구을에 출마한 민형배 민주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 민주당 후보들의 의회 경험이 전무해 당선돼도 초선이라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초선 의원이 윤석열 정권의 맞상대로 가당키나 하냐는 송 대표의 생각으로 비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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