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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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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25년 진보 외길 멈춘 심상정…"선거 참패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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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창당 후 12년만에 '원외정당'

"후배 정치인에게 지속가능한 전망 열어주지 못했다"

"새롭고 젊은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정치 성원해 달라"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가 11일 "21대 국회의원의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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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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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저는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고, 무엇보다 제가 소속된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녹색정의당은 이번 4·10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2012년 정의당 창당 이후 12년 만에 원외정당이 된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내리 3선을 했지만, 이번 고양갑 선거에서 18.41%(2만8293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45.3%를 얻어 당선된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론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5.34%)보다 낮은 득표율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 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척박한 제3의 길에 동행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 여러분께 통절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정당 소속인 저 심상정에게 세 번이나 일할 기회를 주시며 큰 사랑을 보내주셨던 덕양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일하는 내내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25년간의 정치 인생에 대해 "돌이켜보면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면서 "하루하루가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수월하지 않았고, 박봉을 쪼개서 당비·후원금 내고, 휴가 내서 피케팅하고, 월세 보증금 빼서 선거에 도전했던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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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은주 전 의원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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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25년간 오로지 진보정치 한길에 생을 바쳐왔다"며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권력을 잡는 것보다 더 큰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해 매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진영 대결 정치의 틈새에서 가치와 소신을 지키려는 저의 몸부림은 번번이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혔고 때로는 무모한 고집으로 비춰지기도 한 것 같다"며 "제가 온몸으로 진보정치의 길을 감당해 온 것에 후회는 없지만, 잠재력을 갖춘 훌륭한 후배 정치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진보정당의 지속가능한 전망을 끝내 열어내지 못한 것이 큰 회한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 저는 한 사람의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보정당의 부족함과 한계에 대한 책임은 부디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 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롭고 젊은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정치를 따듯한 마음으로 성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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