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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총선 이모저모

[4·10 총선] 힘 못 쓴 제3지대…성급한 빅텐트 후 분열이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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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이탈세력 합당 11일 만에 쪼개지며 중도층 표심 이반

여권에 실망한 무당층 흡수한 조국당 약진에 존재감 희미해져

대권주자급 인물 부재도 한계로…"이낙연·이준석만으론 역부족"

연합뉴스

참울한 새로운미래 지도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선대위원장, 박원석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을 보고 있다. 2024.4.10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김치연 기자 = 거대 양당의 오랜 기득권 구도를 타파하겠다며 '제3지대'에서 야심 차게 출발한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결국 초라한 총선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11시30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역구 개표 현황에 따르면 두 정당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 후보는 각 1명뿐이다.

새로운미래 김종민(세종갑) 후보가 득표율 54.6%(개표율 43.1%)로 선두이고, 개혁신당 이준석(경기 화성을) 후보가 득표율 43.1%(개표율 21.3%)로 1위 등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비례대표 개표 현황(개표율 10.57%)을 보면 개혁신당이 3.16%, 새로운미래가 1.65%를 얻은 상황이다.

정당 득표율이 이대로 굳어진다면 개혁신당은 1∼2석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미래는 1석도 얻지 못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득표율 3%를 넘기지 못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하나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두 정당이 차지할 수 있는 최대 의석수는 4석인 셈이다.

두 당은 출범 당시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정치 구도에 염증을 느낀 무당층과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두 당이 통합해 '빅텐트'를 구성할 경우 상당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이뤄진 화학적 결합 없는 '빅텐트' 건설이 결국 '제3지대'가 실패하는 데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색깔이 전혀 달랐음에도 무리하게 합당하다 보니 잡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당명, 당색, 정당 보조금 용처 등을 두고 번번이 이견을 노출했고,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인 끝에 합당 11일 만에 갈라섰다.

두 당은 합당하기 전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1월30일∼2월1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각 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결별 이후 조사에서는 개혁신당 3%, 새로운미래 1%로 떨어졌고, 선거기간 내내 두 당의 지지율은 이 정도 수준으로 굳어졌다.

연합뉴스

실망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과 양향자 원내대표 등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출구조사 발표를 바라보고 있다. 2024.4.10 hama@yna.co.kr



이를 두고 제3지대를 지지하던 중도층·무당층 중 상당수가 섣부른 빅텐트 시도 후 분열하는 모습에 실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합당했다 다시 분당하는 과정이 일종의 권력 다툼으로 보일 수 있는 소지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이미지가 많이 퇴색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의 돌풍도 제3지대 실패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조국혁신당이 '3년은 너무 길다' 등의 선명한 구호를 내세워 현 정권에 실망한 무당층·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을 대거 흡수하면서 제3지대 세력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워낙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3지대의 소구력이 생길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조국혁신당이 나오면서 완전히 이슈에서 밀려 존재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양당에 막강한 대권주자급 인물이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목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에는 당시 안철수 대표가 있었지만,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유권자들의 평가인 셈이다.

박 평론가는 "인물이 출중하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과거 국민의당 때 안철수 같은 인물이 이번에는 없다"며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대표 모두 그 개인의 훌륭함을 떠나 유권자가 제3지대 정당의 돌풍을 일으킬만한 인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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