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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법 개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강화 등 증시 관련 대책을 쏟아낸 정부 정책이 총선 이후에 추진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당 위치를 차지하면서 일단 세법 개정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 관심을 모은 이슈였다. 내년 시행될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여당은 폐지를 주장하고, 야당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에선 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하지만 2020년부터 이미 예고된 내용이라 시장에 당장 급작스러운 충격을 줄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심리적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은행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 역시 당분간 강한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에서 기다린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세법 개정인데 법 개정을 위한 의석수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인 은행·자동차 업종들은 여당 지지율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RX은행지수, KRX자동차지수는 2월 내내 강한 상승세를 보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 평가가 높아진 지난달에는 상승폭을 모두 반납해 '윤 대통령 테마주'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외국인들도 순매수로 돌아서고 해당 업종 주가는 소폭 오르는 추세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동력이 결국 배당세제 개선, 상속세 부담 완화에 있는 이상 감세에 부정적인 야당 의석이 많아지고 강경파 목소리가 커질수록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면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고,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 차지하면 저PBR주의 분위기 반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면서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심리적 변동성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상속세 부담 완화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최대세율 50%(대주주 할증 시 65%)에 대한 징벌적 상속세가 있는 이상 대주주가 주가 부양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이끌고,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주환원 증가액 일부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며,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세 부담을 경감하는 등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에 대해 세수 부족과 '부자 감세'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주주환원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은 법인세법 개정이 필요하고,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도입을 위해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데 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이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다만 이미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에선 정부가 추진해온 세법 개정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주가에 반영한 만큼 추가적인 영향이 작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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