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선거와 투표

“지역 챙긴 후보 찍어야” vs “친일파에 나라 못 넘겨”…동작을 투표 현장 가보니[르포]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 동작을 본투표 현장

쌀쌀한 아침 날씨 불구…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찾아

“이재명 대표 많이 온 것 보니 야당 밀릴 것”

“물가 오르는데 정부·여당 찍을 수 없다”

헤럴드경제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오전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자가 서울 동작구 상도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자가 흑석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10일 오전 4·10 총선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 투표소는 한산했지만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접전’ 분위기가 맴돌았다. 이른 아침 시간에도 쌀쌀한 날씨를 뚫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시민의 발길은 계속됐다.

유권자들은 대부분 모자와 마스크,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투표소를 찾았다. 집에서 입던 편한 복장으로 나온 이들도, 투표를 마친 뒤 곧장 휴일을 즐기기 위해 짐을 싸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또 보행보조기구, 휠체어 등에 의지해 투표소를 찾는 어르신 유권자부터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며 투표소로 향하는 MZ 유권자까지 투표 열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동작을은 수도권에서 여야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5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수도권 최후 방어선’이라며 동작을 사수를 내걸었다. 경찰 총경 출신 정치 신인인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를 힘입어 ‘서울 전체 승기가 달렸다’고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6번이나 동작을을 찾았다. 본인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찾은 곳이 동작을이다. 그만큼 동작을을 승부처로 여기고, 류 후보 지원에 화력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헤럴드경제

4·10 총선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 투표소들. 김용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예상하는 선거 결과도 극명하게 어긋난다. 오전 8시께 사당 제2동 제5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온 60대 황모 씨는 “이 지역구가 유독 이재명 대표가 많이 찾아온 것을 안다”라며 “야당이 밀린다는 뜻이고, 여권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를 찾은 30대 이모 씨는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정부·여당에 힘을 실을 수 없다”라며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찍게 된다”라고 했다.

사당 제1동 제5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1) 씨는 “생애 첫 투표”라며 떨리는 마음을 전하면서도 “지역에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우리 지역에 온 후보를 찍고 싶지 않았다. 지역구에 관심 있는 후보를 찍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나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 앞에서 만난 박모(42) 씨는 “친일파 정당에 나라를 넘겨줄 수 없다”라며 “야당이 동작을에서 승리해 이번 선거를 압승할 것”이라고 류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투표를 하고 나와 바로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방송인 김어준씨의 방송을 틀기도 했다.

남성 사당 제4동 제4투표소 사당종합사회복지관은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위해 줄을 서있기도 했다. 온 가족이 투표하고 나왔다는 정모(55) 씨는 “가족 모두 생각이 달라서, 각자 소신대로 투표하고 왔다”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례대표 당도 너무 많기에 어디에 지지세를 보내줘야 할지 쉽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동작구는 사전투표율 35.84%로 종로구에 이어 사전투표율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1대 총선(29.51%)보다 6.3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헤럴드경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왼쪽)과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후보는 마지막 유세를 마친 상태로 침착하게 투표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 나 후보는 전날 남성역 사계시장 앞 파이널 유세에서 “내가 제대로 전달해서 정부와 여당이 더 민심에 순응하게 하겠다”라며 “정권 심판론을 켜고 야당이 또다시 독주하는 22대 국회가 되면 우리는 하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전날 파이널 유세를 끝으로 유세차를 타고 사당동·상도동·흑석동 등을 돌며 동작주민과 만남을 이어갔다.

류 후보는 나 후보를 ‘윤 정권 아바타’라고 규정하며 심판론을 내세웠다. 류 후보는 전날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 인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독재정권의 중간평가”라며 “윤 정권 창출의 책임이 있으면서 아무런 말도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판세가 민주당에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아무리 많은 의석을 받아도 정권심판 1번지 동작을에서 제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제대로 된 정권심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runch@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