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2조246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국 증시 시총인 1조883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대만과 한국 증시의 시총 격차가 2003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인 3630억달러(약 491조원)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대만 주식시장은 연초 이래 상승 행진을 이어왔다. 대만 대표 주가지수인 자취엔지수는 연초 이후 약 14% 급등했다. 자취엔지수는 지난 2일 2만466.57을 넘어서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만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것은 최근 AI 투자 열풍의 직접적 수혜를 받는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대부분 위탁생산하는 TSMC에 힘입은 바가 크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올해 대만 증시 랠리에서 약 3분의 2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견인했다. TSMC 시총은 대만 증권거래소 전체 시총에서 약 30%를 차지한다. 최근 엔비디아가 차세대 아키텍처인 호퍼가 적용된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을 TSMC에 맡긴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TSMC를 제외한 다른 대만 반도체 기업들도 해외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대만 시총 10대 기업 중 대부분이 반도체·전자업종이다.
TSMC(1위), 미디어텍(2위), ASE(10위) 등 반도체 기업 외에 폭스콘(3위), 퀀타컴퓨터(5위), 델타(7위) 등 반도체와 관련이 높은 전자업체까지 포함하면 톱10 중 6개가 반도체·전자업종이다.
블룸버그는 "대만이 가장 큰 AI 투자 수혜국으로 부상한 것은 TSMC가 사실상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의 본거지이지만, 대만에 비해 전반적으로 AI 반도체에 대한 노출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한편 TSMC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만큼 올해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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