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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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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탐방] "부산 꼭 함 바까보입시더" 중·영도의 '대표 회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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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민주당 부산 중·영도 후보 동행취재
아침마다 영도 대교사거리서 큰절
"일당 독점으로 지역 발전 없어…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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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더불어민주당 부산 중·영도구 후보가 5일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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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부산=김세정 기자] "욕 마이 본다. 이래 맨날천날 여 댕기면서 욕본다. 내 니보면 눈물이 날라칸다 마. 퍼뜩 가뿌라."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의 상인 A 씨는 이곳을 찾은 박영미 더불어민주당 부산 중·영도 후보의 어깨를 붙잡고 눈물을 훔쳤다. 보수 텃밭에서 힘겹게 선거운동을 하는 박 후보가 안쓰럽다고 한다. 어서 가라고 손을 젓는 A 씨를 뒤로하고 박 후보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인적이 드문 시장 한켠에 멈춰 섰다. 박 후보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누가 볼까 얼른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미소를 머금은 채 시장을 걷는다. <더팩트>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박 후보 유세현장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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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영미입니다" 원도심 중·영도구는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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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 토박이'다. 2011년부터 영도에서 시민사회 활동을 했다. 박 후보를 먼저 알아보는 시민이 많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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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중구와 영도구는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중구에선 정의화 전 국회의장, 영도구에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내리 당선된 곳이다. 영도구에선 야권 지지세도 꽤 있는 편이지만 민주당 후보의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지역이기에 박 후보는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진심을 다해 간절한 마음으로 주민들을 만나면 '디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행취재가 예정된 시간에 맞춰 박 후보가 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취업준비생인 20대 막내아들은 엄마의 선거운동을 열심히 돕고 있다. 박 후보는 "허리에 담이 온 것 같다"며 등을 계속 두드렸다. 괜찮냐는 물음에 박 후보는 "오늘 자고 나면 내일은 괜찮을 것 같다"며 웃는다.

박 후보는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6시가 되면 집을 나선다.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며 인사하고, 대교사거리에 인근에 돗자리를 깐다. 큰절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출근길 시민들에게 1시간 동안 큰절을 올리면서 간절함을 표시한다. 허리에 생긴 담은 계속된 큰절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박 후보는 "힘들기는 한데 이번엔 꼭 바꾸겠다는 그런 마음을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후 영도대교를 넘어가 영주동, 부평동, 광복동, 남포동 등 중구를 돌아다닌다. 한밤중 집에 돌아와 자정이 넘어서야 잠을 청한다. 하루에 4시간도 못잘 때가 많다. 박 후보는 "잠이 부족하니까 유세차를 타고 가다가 잠깐 졸 때도 있다. 그러다가 또 정신을 바짝 차리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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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건강 꼭 챙기래이.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다" 박 후를 포옹하는 지역 주민.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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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를 만난 주민들은 "욕본다"는 말을 계속 한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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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동에서 태어나 부일여중과 데레사여고를 나온 '부산 토박이'다. 서울대 졸업 후 부산에 다시 왔다. 부산 지역에서 수십 년간 시민사회운동을 하다 정치권에 입문했다. 2011년부터 영도에 터를 잡고 13년간 지역 곳곳을 누볐다. '영도희망21' 등 지역단체에서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해온 탓에 박 후보의 지역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박 후보와 남항시장을 돌아다녀 보니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있어도 박 후보에 대한 개인적 호감은 큰 편인 것으로 보였다. 박 후보를 먼저 알아본 동네 주민들은 "욕본다"('수고가 많다' '고생한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는 말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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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지역 밀착' 후보라는 점을 꼽는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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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을 해주던 주민과 다시 만난 박 후보. 힘내라는 말에 웃음꽃이 핀다. 박 후보는 지역 구석구석을 잘 아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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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한 60대 여성은 "오늘 내 1등으로 가가꼬 투표했다 아이가. 내가 니 선전부장이다, 선전부장. 딸래미가 어제 전화와가꼬 잘 좀 부탁한다카대. 니 제발 돼야 한다. 아이고, 내가 눈물이 나더라니까. 손 함 잡아 보자. 몸살 나겠다. 며칠 안 남았다. 건강 잘 챙기그래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언니, 너무 고맙습니더. 힘 낼게요"라며 손을 꼭 잡는다. 박 후보는 취재진에게 "영도 노후 선박 계류장 문제나 해경특공대 훈련장 설치 등 우리 지역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가 고생을 많이 했고, 우리 지역을 위해 일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지역 밀착' 후보라는 점을 꼽는다. 그는 "지역 구석구석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우리 주민과 이웃처럼 연결돼 있다. 제가 그리고 외유내강형으로 강단이 있는 스타일이라서 한번 결심하면 끝까지 해낸다"라며 "국회의원은 주민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심부름꾼이다. 주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으면 언제든 잘릴 수 있는 임시직이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중구와 영도구의 인구 감소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도구는 교통 불편 문제가 인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도시철도 태종대선 신설을 공약으로 걸고 있다. 중구에는 고도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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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의 슬로건은 '대표 회초리'다. 윤석열 정부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겠다는 의미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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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항시장 상인들과 인사 후 유세차에 올랐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시간은 없다. 박 후보의 유세차에는 '대표회초리'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윤석열 정부가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박 후보가 대표해서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총선은 여느 때의 총선과 다른 것 같다. 지난 2년 윤석열 정부하에서 우리 국민들은 경제가 폭망하고, 민생이 파탄 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입틀막 같은 것을 보셨다. 우리나라가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라를 구하는 마음으로 투표장에 가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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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항시장 상인과 반갑게 인사하는 박 후보. 중구와 영도구 발전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전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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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영도구엔 30여 년간 한 당이 독점하면서 지역 변화와 발전이 거의 없습니다. 젊은 인구가 많이 빠져나가서 인구 소멸 1, 2위를 할 정도가 됐어요.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제는 이당, 저당 안 따지고 중구, 영도구를 위해선 박영미가 돼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괜찮다. 지역을 위해서 계속 열심히 일한다. 우리도 이제 한번 바꿔보자' 이런 마음이 간절합니다. 중구와 영도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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