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 마친 뒤 투표소 밖에서 대파 들고 사진을 찍는 건 가능"
투표소 밖에 덩그러니 놓인 대파 한 뿌리.
투표소 입구에선 대파를 메고, 또 들고 찍은 인증 사진부터 대파 인형과 함께 찍은 인증샷까지.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 펼쳐진 모습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안에 대파를 갖고 가지 못하게 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은 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하게 한 뒤 출입하게 하라고 시·군·구 선관위에 안내했는데요.
투표소에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항의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치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선관위가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본 겁니다.
그러다보니 유권자들은 "대파 발렛 해주나요?", "중파, 쪽파는 괜찮나요?", "장 보고 투표하러 못 가나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일부 총선 후보자도 사전 투표를 마친 뒤 대파 인증샷 남겼고, 야당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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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참 해괴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그러대요. 대파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한답니다. 요새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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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또 "그런 식이면 디올백 멘 사람도 투표소 출입 금하시겠는가"라며 "대통령 심기 경호에 뛰어든 선관위의 행태가 볼썽사납다"고 지적했습니다.
조국혁신당도 "선관위까지 '파틀막' 해서야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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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그럼 실파 들고 가면 됩니까? 쪽파 들고 가면 됩니까? 대파를 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치적인 결정이고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을 보호하겠다 변호하겠다, 경남 말로 '진짜 얍실하다, 진짜 얍실하다'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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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파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했고, 이수정 후보가 한단이 아닌 한뿌리를 말한 것이라 옹호하다 파장이 커지자 사과한 바 있습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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