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맞이 나들이 차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졸음운전 가능성도 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4일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3년)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1만765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9건꼴로 발생한 셈이다. 요일 중에는 토요일이 하루 평균 6.8건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316명으로, 사고 100건당 약 2.9명이 사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1.5명)의 배 수준이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차량 10만대당 졸음운전 사고는 특수차 13.6건, 승합차 11.2건, 화물차 10.6건, 승용차 7.8건 순이었다. 주로 업무 목적으로 운행하는 차량이 졸음운전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대별 사고 건수의 경우 야간(오후 6시∼다음 날 오전 6시)이 5158건, 주간(오전 6시∼오후 6시)이 5607건으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사망자 수는 주간(201명)이 야간(115명)보다 약 1.75배 많아 주간 시간대 사고가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졸음운전은 수면시간 부족 등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장시간 운전 등 운전행태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지만 차량 내 공기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 공단의 ‘차량 내 대기 변화가 운전자 피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2016년)에선 차량 내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증가하면 두통이나 졸음을 유발하는 등 졸음운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승객이 많거나 환기가 미흡한 경우 사고위험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음운전을 막으려면 평소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며 운전 중 졸음을 견디기 어려우면 휴게소·졸음쉼터 등에서 쉬어가야 한다. 운전 중에도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 등을 활용해 차량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편이 좋다. 장기간 운전 시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출발하고, 출발 전뿐만 아니라 운전 중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경찰청은 이달부터 기온이 상승하고 주요 관광지 벚꽃이 만개해 외부활동과 고속도로 이용량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졸음운전을 비롯한 행락철 교통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도로공사 등 도로관리청과 협조해 고속도로 장거리 직선 구간, 상습정체 구간 등 졸음운전에 취약한 지점을 중심으로 노면요철 포장, 안전표지 등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취약 시간대 순찰차 거점근무와 사이렌을 활용한 사고예방 알람순찰 등으로 주의를 환기하고, 교통방송·전광판·캠페인 등을 이용해 홍보 활동을 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따뜻한 봄철 장거리 운전은 운전자의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화물차, 버스 등 장시간 운행하는 사업용 차량의 운전자 역시 충분한 휴식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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