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 나소열 vs 사무총장 장동혁 대결
군수출신 羅, 보령-서천 인구 차에 매번 석패
아파트 밀집된 대천 3·4동 표심이 변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3일 오전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충남 보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대전KBS가 중계한 보령서천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소열(왼쪽) 더불어민주당,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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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총선은 254개 지역구 의석 싸움이다. 하지만 각 지역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동(洞)’은 따로 있다. 이른바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풍향동'이다. 행정구역의 가장 작은 단위인 동이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동의 유권자 구성이 달라지고 선거구 획정으로 일부 지역구의 경계가 바뀌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한국일보가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풍향동의 표심을 살펴봤다.
“2016년 총선 44.73%. 2020년 총선 49.13%. 2022년 보궐선거 48.98%.”
충남 보령서천에서 치러진 최근 3차례 국회의원 선거의 득표율이다. 언뜻 보면 1위 당선자의 성적표인가 싶지만 아니다. 고배를 마신 2위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다. 다른 지역이면 충분히 당선될 만한 높은 수치다. 그만큼 선거 때마다 초박빙 승부였다는 의미다.
2020년 총선에서 단 1,577표(1.7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2022년 보궐선거 때는 당선자와 낙선자의 격차가 1,583표(2.0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살얼음판 혈투가 반복된 곳이다. 매번 2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나소열 후보였다.
충남 보령서천 국회의원 선거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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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서천은 '여촌야도'가 대부분인 다른 도농복합 지역구와 특성이 정반대다. 보령시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서천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나 후보가 서천군수를 3차례 연속으로 지낼 만큼 입지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 후보로서는 인구 비율이 항상 역부족이었다. 2020년 기준 보령은 65%, 서천은 35%를 차지한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매번 보령 출신 후보(김태흠 충남지사, 장동혁 의원)를 내면서 나 후보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에서는 나 후보가 다시 도전장을 내면서 3전 4기를 노린다. 국민의힘은 재보선을 계기로 고향 보령에 돌아온 ‘뉴페이스’로 등장했다가 불과 2년 만에 여당 사무총장의 중량감으로 힘이 실린 장동혁 후보가 수성에 나선다.
이번 총선 판세가 과거 3차례 선거와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보령에서 나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동(洞)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실제 2020년 총선 당시 나 후보는 보령시내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대천3·4동에서 이겼다. 나 후보로서는 이곳의 세를 확장해야 하는 반면 장 후보로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다.
대천3동은 평균연령이 42.5세로 보령서천 지역구 평균(52.82세)보다 10세 이상 젊다. 지역구 내 29개 읍·면·동 가운데 유일하게 40대 인구가 20% 이상(22.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이다. 대천4동은 대천3동보다 평균연령(43세)이 다소 높고, 40대(19.5%)보다 50대(21.0%)가 더 많다. 보령서천 유권자 수는 2020년 총선 당시 13만5,257명에서 올해 2월 말 기준 12만9,317명으로 줄었는데, 대천4동만 유일하게 2,548명 늘었다.
대천3·4동 각 후보별 득표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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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선 당시 나 후보는 대천3동에서 5.90%포인트(433표), 대천4동에서 3.28%포인트(256표) 차이로 이겼다.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천3동에서 1.91%포인트(149표), 대천4동에서는 3.59%포인트(340표) 차이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앞섰다. 다만 보령시 전체 득표율 차(15.70%포인트)와 비교하면 대천3·4동은 상대적으로 이 선대위원장이 선전한 곳이다. 2022년 재보선 때는 대천3동에서 나 후보가 1.34%포인트(79표) 차이로 우세한 반면, 대천4동에서는 장 후보가 2.26%포인트(155표) 차이로 앞서며 우열이 엇갈렸다.
보령서천이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박빙이었던 만큼, 양당 선대위 사령탑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선대위원장은 1일 유튜브 방송 도중 나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분위기를 띄우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지역 연고자들을 찾고, 해당 지역에 계신 분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열심히 이웃을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달 22일 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직접 찾아 “장동혁은 앞으로 10년간 대한민국 발전을 이끄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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